자산 구분 무력화에 분산 전략 흔들"수익보다 변동성 관리가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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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과 비트코인, 원·달러 환율이 동시에 요동치며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한층 짙어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성격이 다른 자산들이 같은 방향으로 흔들리면서 분산 투자 전략마저 힘을 잃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최근 장세를 두고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보다, 어디에 머물러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국면”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최근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자산 구분의 무력화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과 은, 고위험 자산인 비트코인, 거시 지표 성격의 환율까지 동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자산별 논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특히 가격 수준보다 하루 변동폭과 움직임의 속도가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점에서 체감 위험은 더욱 커지고 있다.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하루에도 20~30원씩 오르내리는 흐름을 반복하고 있다. 환율 레벨 자체보다도 짧은 시간 안에 급격한 방향 전환이 이어지면서, 기업과 개인 모두 환율을 기준으로 한 의사결정에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 달러 강세 국면에서도 금과 은이 뚜렷한 방어력을 보여주지 못한 점은, 이번 장세의 불안 심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이번 변동성의 출발점 역할을 했다는 해석이 적지 않다. 정책과 유동성 환경 변화에 대한 기대가 수정되자, 가장 민감한 자산인 비트코인이 먼저 반응했고, 이후 금·은 등 전통 자산과 환율로 충격이 전이됐다는 설명이다. 금리 인하나 통화 완화 기대가 약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기대의 되감기’가 자산 전반의 변동성을 키웠다는 분석이다.이 같은 장세에서는 적극적인 투자 전략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한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수익률을 노리기보다 현금화와 관망 기조가 확산되고 있고, 시장의 관심도 가격 방향성보다는 변동성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에 쏠리고 있다. 단기 반등이나 조정에 베팅하기보다는,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심리가 강해진 것이다.현장에서도 체감 분위기는 비슷하다. 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요즘은 어떤 자산이 유망하냐는 질문보다, 조정이 와도 포트폴리오가 버틸 수 있느냐를 더 많이 보게 된다”며 “변동성이 큰 장에서는 수익률보다 자산 간 균형과 유동성 관리가 성과를 좌우한다”고 분석했다.전문가들은 이번 장세가 단기간에 정리되기보다는, 정책 방향과 글로벌 자금 흐름이 보다 명확해질 때까지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자산별 논리가 다시 작동하기 전까지는, 투자자들의 ‘혼돈의 시간’도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김도영 우리은행 PB 팀장은 “지금 시장은 변동성 강세장이다. 단기 수익을 쫓기보다 국내 시장 중심으로 분산하고, 달러와 금은 수익이 아니라 헷지 관점에서 가져가야 한다”며 “언제든 조정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장세인 만큼, 흔들리지 않는 자산과 여유 자금을 남겨두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