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표 첫해, 영업익 98% 급락-순익 적자전환'2년차' 2025년엔 매출마저 줄고 영업익까지 손실로베트남 점안제 CDMO 공장, 2022년 준공에도 매출 '제로'상반기 KGMP 이후 中-EU서도 추진 … 인증시 수익성 반등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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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승범 삼일제약 대표이사 회장. ⓒ삼일제약
삼일제약이 허승범 대표이사 회장 단독 경영체제 출범 이후 실적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추진한 베트남 공장 정상 가동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의 선반영 결과로 보인다.하지만 글로벌 빅파마들의 까다로운 눈높이에 맞추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정상 가동시 실적 흐름을 좌우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확장의 원년이 될 수도 있다는 낙관론이 제기된다.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삼일제약은 지난해 매출 2103억원, 영업이익 -221억원의 잠정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의 경우 전년 2196억원에서 4.24% 줄어들었으며 영업이익은 1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56억원에서 -345억원으로 손실폭이 확대됐다.문제는 실적 부진이 허승범 대표의 단독 대표체제 출범시기와 맞물리면서 책임경영에 대한 평가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시선이 나온다는 것이. 삼일제약이 단독 대표체제를 구축한 것은 2016년 허강 전 회장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허 대표는 삼일제약 창업주인 故 허용 전 회장, 2세인 허강 전 회장의 장남이다. 회사를 이끌던 허강 전 회장이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김상진 전 사장이 그 뒤를 이어 허승범 대표와 각자 대표체제로 운영됐다.하지만 허 대표가 단독 대표체제를 구축한 2024년 순이익 적자전환, 영업이익 급감(-98.2%)에 이어 2025년에는 매출 감소, 영업이익 적자전환, 순손실 폭 확대 등으로 경영실적이 더 악화하고 있다.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은 허 대표가 직접 주도한 베트남 점안제 위탁생산(CDMO) 공장 투자에 따른 비용 증가다.삼일제약은 안과 의약품 생산 노하우 및 글로벌 파트너사들과의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토대로 사업안정성을 확보하고, 베트남의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가격경쟁력 확보와 동시에 관세 절감 효과를 통해 성장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에 따라 베트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베트남을 점안제 글로벌 공급거점으로 육성하는 과정에서 상업생산 준비와 GMP(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승인 획득을 위한 인력·관리비용이 확대됐고, 이로 인해 판관비 부담이 가중됐다는 것이 삼일제약 측 설명이다.앞서 삼일제약은 2018년 베트남 현지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2022년 점안제 공장을 준공했다. 해당 공장은 연면적 2만1000㎡ 규모로, 연간 약 3억개의 점안제를 생산할 수 있으며 고속 자동 포장라인도 갖추고 있다. 삼일제약은 베트남 CDMO사업 구축을 위해 누적 1300억원 이상 투자했다.사업보고서를 보면 베트남 법인의 생산시설 및 설비는 2023년 기준 건설중인자산 1322억원이 전부였다. 이듬해인 2024년에는 해당 항목이 0원으로 변경됐고, 건물 장부금액 829억원, 기계장치 장부금액 340억원 등이 기재됐다.즉 건설중인자산으로 분류되던 베트남 공장이 베트남 의약품청(DAV) GMP 인증을 획득한 지난해를 기점으로 유형자산으로 전환된 것이다. 지난해 3분기 베트남 법인의 생산시설 및 설비 등 전체 유형자산 장부가액은 1129억원으로 집계됐다.공장이 준공되면서 감가상각비도 발생하기 시작했다. 2024년 16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61억원으로 늘어났다.삼일제약 연결 기준 생산시설 변동내역으로 보더라도 2024년 총 1502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건설중인자산의 유형자산화가 발생했다. 이때부터 증가세가 시작된 삼일제약의 판관비 내 감가상각비는 2023년 3억원, 2024년 21억원, 2025년 3분기 53억원으로 집계됐다.전체 판관비 규모도 커지고 있다. 2023년 676억원에서 2024년 808억원으로 19.5%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매출액 증가율 11.8%를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는 전년동기 574억원에서 713억원으로 24.2% 더 늘어났다. -
- ▲ 삼일제약 베트남공장. ⓒ삼일제약
업계에서는 삼일제약의 재도약 여부가 베트남 공장 성과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 규모가 1300억원을 넘어선 대형 프로젝트임에도 아직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은 허 대표 체제의 가장 뼈아픈 지점으로 지목된다.CDMO사업 특성상 각국 규제기관의 GMP 인증이 완료돼야 상업생산이 가능한 만큼 GMP 인증 여부가 사업화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베트남 공장은 베트남 GMP와 WHO(세계보건기구) GMP 인증을 획득하면서 기반을 마련했으며 올해 상반기 한국 GMP(KGMP) 인증을 획득하면 상업생산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당장 급한 것은 KGMP 허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으면 국내 제약사로부터 수주받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미국(cGMP), 유럽(EU GMP) 인증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파트너사 확보에 나서고 있다. GMP 인증은 대개 WHO GMP만 충족하면 되지만, 국가별 규제에 따라 별도로 승인받아야 한다.이에 시장 관심은 공장의 추가 승인 획득 이후 정상 가동 시점으로 쏠린다. 준비 단계에서 선반영됐던 인건비와 감가상각 부담은 생산물량이 늘어날수록 점진적으로 흡수될 수 있기 때문이다.나아가 기존 내수 중심 전문의약품 구조인 삼일제약의 체질 전환도 노리고 있다. 삼일제약 매출 가운데 해외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허 대표는 베트남 사업을 교두보로 북미 등 글로벌 안과용제 CDMO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구상이다.베트남 공장은 초기 수주 성과도 내고 있다.2024년 대만 제약사 포모사(Formosa)와 5년간 약 280억원 규모의 CMO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해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세계의약품 전시회에서 안과 수술 후 염증·통증치료제 'APP13007'의 독점 유통 및 판매 협력을 논의했다. 해당 제품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상태로, 향후 안과사업 확대의 핵심 자산으로 평가된다.포트폴리오 재편 역시 베트남 공장 전략과 맞물려 있다. 삼일제약은 고부가가치 안과용 의약품과 글로벌 공급사업을 양대 축으로 설정했다. 안과영업본부와 CNS(중추신경계)영업본부를 분리 운영하며 질환군별 영업전문성도 강화하고 있다.각 질환군에 특화된 영업전략도 다시 짰다. 안과 분야에서는 안구건조증, 각결막질환 치료제와 점안제 제품군을 확대했고, CNS 분야에서는 항우울제, 항정신병약, 파킨슨병 치료제 제네릭과 도입 품목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연구개발 분야에서도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삼일제약은 안과질환, 간질환, CNS 질환을 중심으로 개량신약과 제네릭, 도입 품목 개발을 병행하고 있으며 골관절염 치료제 후보물질 '로어시비빈트'를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하고 있다.최근에는 외부 협업을 통한 연구개발 전략도 강화했다.2023년 11월 싱귤래리티바이오텍과 안구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해 7월에는 전략적 투자계약을 통해 오가노이드 기반 안과질환 치료제와 세포·유전자 치료영역으로 연구범위를 넓혔다. 같은 해 피닉스랩과는 생성형 AI 기반 제약사 맞춤형 솔루션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삼일제약 측은 "현재 베트남 공장은 GMP 승인을 위한 사전절차로 시제품 생산을 진행 중"이라면서 "상반기 KGMP 인증을 받으면 즉시 상업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후 cGMP와 EU GMP까지 순차적으로 받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이어 "글로벌 CDMO 니즈가 늘어난다면 기확보한 부지에 설비투자를 통해 글로벌 점안제 허브로 강화하고, 수익 증대 가능성을 키워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