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AI와 로보틱스, 산업 경쟁력' 강연현동진 랩장, 로봇의 사회적 가치 역설 눈길착용형·의료 로봇 등 '사람 돕는 기술' 주목
  • ▲ 현동진 현대차 로보틱스랩장이 연설을 진행하고 있다.ⓒ한국경영자총협회
    ▲ 현동진 현대차 로보틱스랩장이 연설을 진행하고 있다.ⓒ한국경영자총협회
    정부와 노동계 안팎에서 로봇 도입에 따른 고용 불안 논의가 지속되는 가운데, 개발 현장에서는 인간과의 공존과 노동 지원에 초점을 맞춘 기술 진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로보틱스랩은 로봇을 단순한 자동화 기기가 아닌, 인간의 신체를 보호하고 부족한 노동력을 보완하는 사회적 해결책으로 정의했다.

    현동진 현대차 로보틱스랩장은 5일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 '제4회 한국최고경영자포럼'에서 'AI와 로보틱스, 산업 경쟁력을 재정의하다'를 주제로 강연하며 이 같은 비전을 제시했다.

    이날 현 랩장은 로봇이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실제 기술은 고령화와 노동 인구 감소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로보틱스는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씨앗 기술(Seed Technology)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술의 사회적 가치를 역설했다.

    강연에서는 산업 및 의료 현장에서 실제 인간을 돕고 있는 구체적인 기술 사례들이 소개됐다.

    대표적인 사례는 착용형 로봇 '엑스블 숄더(X-ble Shoulder)'다. 자동차 생산 라인이나 정비소 등 팔을 위로 올리는 상향 작업이 많은 근로자를 위해 개발된 이 로봇은, 근력을 보조해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 랩장은 "고령화 등 사회 문제의 해결책으로 로보틱스 사업이 기능하고 있다"며 "국내 기술 내재화를 통해 양산에 성공했고, 작년부터 해운·항공·농업 분야 등 다양한 현장에 공급되어 근로자의 건강을 지키는 안전 장비로 활약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하반신 마비 환자의 보행 및 재활을 돕는 '엑스블 맥스(X-BLE MAX)'도 병원 실증을 거쳐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다.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덜어주는 자율주행 로봇 사례도 공유됐다. 현대차 로보틱스랩은 한림대성심병원과 협력해 전동화 휠체어와 물류 배송 로봇을 운용 중이다. 로봇이 복잡한 병원 환경에서 약제와 검체를 안정적으로 배송함에 따라, 간호 인력은 단순 반복 업무에서 벗어나 환자 돌봄이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 ▲ MobED.ⓒ현대차 로보틱스랩
    ▲ MobED.ⓒ현대차 로보틱스랩
    지난달 'CES 2026'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MobED)'도 소개됐다. 모베드는 평지에서 최대 150kg, 경사로에서도 50kg의 짐을 실을 수 있으며, 사족보행 로봇처럼 차체를 스스로 제어해 어떤 지형에서도 수평을 유지한다. 환경 인지 트래킹 기술을 탑재해 누구나 조종기로 쉽게 다룰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현 랩장은 "할머니도 이용할 수 있는 쉬운 자율주행을 구현하자는 것이 목표"라며 기술의 진입 장벽을 낮춘 로보틱스의 미래를 그렸다.

    현 랩장은 로봇 기술의 진화가 결국 인간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과정임을 시사했다. 그는 "로보틱스랩의 미션은 기계가 사람을 이해하고 돕는 것"이라며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을 운영하고 이해하며 논의해 가치를 만들어가는 사람"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번 포럼에서 공개된 사례들은 로봇이 노동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로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엔지니어들이 설계하는 로봇의 미래가 정치·사회적 프레임과 달리 '인간을 돕는 따뜻한 기술'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이 재확인된 자리였다.

    현 랩장이 강조한 '씨앗 기술'의 의미도 여기에 있다. 당장은 근로자의 팔을 들어주는 작은 도움일지라도, 이 씨앗이 자라나면 고령화 사회의 노동력 부족과 이동권 보장이라는 거대한 사회적 난제를 해결할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는 비전이 확인된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