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 강화 한다고 바뀌나 … 수술할 의사가 필요" 민간보험 횡포 막을 '공적 기금' 신설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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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사고 형사특례와 수사특례를 담은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을 두고 환자사회 내부에서 유례없는 격돌이 벌어지고 있다. 

    그간 환자단체들은 의료사고에 대한 처벌 강화를 외쳤으나 최근 응급실 뺑뺑이 등 필수의료 붕괴가 환자의 생존을 직접 위협하자 "처벌 중심주의를 버리고 실리를 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으며 단체 간 이견이 선명하게 갈리는 모습이다.

    12일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이번 개정안에 대해 전향적인 찬성 입장을 밝히며 일부 환자단체의 '결사반대' 기조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이들은 대한민국이 전 세계적으로 의료사고 형사 처벌 비율이 기형적으로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러한 환경이 결국 고위험 수술 기피와 필수의료 인력 이탈을 가속화했다고 분석한다.

    특히 형사 처벌권을 일부 내려놓는 대신 의료진의 상세한 설명과 진심 어린 사과 그리고 신속한 경제적 배상을 보장받는 것이 환자들에게 훨씬 이롭다는 논리를 폈다. 

    이는 "사망 사고에 대한 처벌 면제는 생명권 침해"라고 주장하는 다른 환자단체들의 원칙론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지점이다. 

    중증질환연합회는 "의사를 처벌한다고 죽은 환자가 돌아오지 않으며 오히려 나를 수술해 줄 의사를 지키는 것이 진정한 생존권 사수"라고 주장했다. 

    ◆ 민간보험 횡포 우려와 국가책임형 배상 체계로의 전환

    다만 중증질환연합회는 정부안이 배상 책임을 이윤 추구가 목적인 민간 보험사에 위탁하려 하는 지점에 대해서는 단호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보험사가 손해율 관리를 위해 배상금을 삭감하거나 지급을 지연할 경우, 환자는 의료진에 이어 거대 자본이라는 또 다른 벽에 부딪히게 된다는 우려에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연합회는 일본이나 대만의 사례처럼 국가가 직접 보상의 주체가 되는 '국가책임형 필수의료 배상기금' 신설을 강력히 촉구했다. 

    중증질환연합회는 "의료사고를 개인 간의 불법행위가 아닌 국가적 재난으로 규정하고, 공적 기금을 통해 신속한 보상을 완료한 뒤 의료진의 형사 책임을 면제하는 선진국형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