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코스닥 소부장 팔고 셀트리온 등 바이오 대거 매수"공매도 잔고 감소와 맞물려 수급 빈집 노린 전략적 이동"삼전, SK하이닉스 상승 피로감 … 정부 '삼천스닥' 추진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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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의 '큰 손' 연기금의 포트폴리오에 심상치 않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AI(인공지능) 열풍에 편승한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섹터에서 자금을 빼내, 바이오·제약 섹터로 대규모 이동을 시도하는 이른바 '섹터 로테이션(Sector Rotation)' 징후가 포착됐다.12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KRX) 데이터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 11일 하루에만 코스피 시장에서 셀트리온 주식을 약 11만 6000 주(약 270억 원 규모) 순매수하며 수급을 주도했다.이는 지난 6일(6만 5000주), 9일(7만 4000주)에 이은 연속적인 대량 매수로, 연기금의 매수세에 힘입어 셀트리온 주가는 11일 종가 기준 전일 대비 5.27% 급등한 23만 9500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덜고 바이오 담는다" … 뚜렷해진 '팔자' vs '사자'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이번 수급 변화를 단순한 저가 매수가 아닌, 연기금 차원의 전략적 '리밸런싱(자산 재분배)'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투자 커뮤니티와 수급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반도체와 바이오 섹터 간의 자금 이동은 명확히 엇갈린다.연기금은 대표적인 반도체 장비주인 테스를 11일 하루에만 약 4만 9000 주 순매도했으며, 반도체 검사 장비 업체인 리노공업 역시 3만 2000 주가량 팔아치웠다. 리노공업의 경우 지난 5일부터 4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며 비중 축소 의지를 분명히 했다.반면 바이오 섹터는 연기금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코스닥 시총 상위주인 알테오젠은 1.85% 상승한 38만 5000원에 마감했고 , 리가켐바이오 역시 연기금 수급 유입에 힘입어 상승 흐름을 탔다.◇ 공매도 잔고 급감 … '빈집' 노린 스마트 머니?전문가들은 이러한 연기금의 행보가 '공매도 잔고 추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한다.증권사 관계자는 "공매도 집중 타깃이었던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고가 최근 고점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며 "악성 매물이 소화된 상태에서 연기금이 수급 공백을 메우며 주가를 견인하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셀트리온 공매도 수량은 지난 5일 6만707주에서 11일 2만610주로 급감한 바 있다.실제로 주요 바이오 종목들의 공매도 잔고가 50% 이상 줄어들며 주가 탄력성이 회복된 점이 매수 매력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연기금을 따라가라"는 전략이 다시 유행하고 있다. 반도체 소부장에서 바이오로의 자금 이동이 큰 틀에서 보이고, 연기금이 공격적으로 물량을 확보하는 모습이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성장주 피로감 … 경기방어주 성격의 바이오로 피신?일각에서는 이번 리밸런싱이 기술주 중심의 성장주에 대한 피로감과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한 방어적 성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코스피 시총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근 급등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해소된 바이오 섹터가 대안처로 부상했다는 것이다.연기금의 이번 포트폴리오 조정이 단기적인 트레이딩에 그칠지, 아니면 2026년 상반기 증시 주도주 교체의 신호탄이 될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증권가 관곈자는 "정부에서 '삼천스닥'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연기금의 자금이동을 무시할 수 없다"며 "코스닥 중심의 바이오 장세가 조만간 펼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