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치료제 '엔블로' 적응증 확대 임상서 행정절차 미준수식약처, 1개월 업무정지 처분 … 절차 문제 넘어 관리 책임 비판고혈압 복합제 혼입으로 회수 지시 … 한 달 넘도록 전량 회수 못 해환자 안전 관리에 허점 노출 지적 … 절차 및 품질관리 신뢰도 훼손 우려
  • ▲ 대웅제약. 사진=정상윤 기자. 210714 ⓒ뉴데일리
    ▲ 대웅제약. 사진=정상윤 기자. 210714 ⓒ뉴데일리
    대웅제약이 연초부터 임상 행정 제재와 약품 품질관리 실수에 따른 회수 조치가 겹치면서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다. 단순한 일회성 이슈에 불과한 것이라고 일축했지만 임상 과정과 제조공정 전반에 대한 신뢰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웅제약은 임상시험 과정에서 행정절차 미준수를 이유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 1개월 정지 처분을 받았다.

    통상 임상시험용 의약품은 제조 및 포장 장소 변경시 식약처의 엄격한 관리 감독 아래 보고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의약품 생산 및 포장 환경은 품질과 직결되는 요소인 만큼 규제 당국은 이를 신약개발의 본질적인 신뢰도 문제로 보고 엄격하게 심사하고 있다.

    그러나 대웅제약은 변경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이는 약사법 제34조 제1항 및 제34조 제3항 제2호의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등의 위반에 해당한다.

    처분 대상은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항고혈당제를 병용하거나 병용하지 않은 인슐린에 대한 부가요법으로서 DWP16001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다기관, 무작위 배정, 위약 대조 임상시험'이다.

    이는 대웅제약이 추진 중인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 적응증 확대 임상시험 중 하나다. DWP16001은 대웅제약이 개발한 SGLT-2 억제제 계열의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2023년 출시됐다.

    대웅제약의 차세대 대사질환 파이프라인 전략의 핵심 중 하나로 평가되지만, 이번 업무정지 처분으로 임상 일정 지연은 불가피해졌고, 향후 개발전략에도 일정 부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 측은 단순한 행정 절차상 문제였을 뿐 안전상의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임상시험용 의약품 2차 포장 제조소를 변경한 것을 사전에 식약처에 보고하지 않아 처분을 받은 것"이라면서 "임상시험 종료 후 진행된 실태조사에서 이 내용이 확인됐으며 시험결과나 의약품 자체에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대웅제약은 고혈압 치료제에 다른 품목이 섞였을 가능성이 제기돼 회수 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의약품 제조과정에서 서로 다른 약이 섞이지 않도록 막는 것은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의 가장 기본 원칙이지만, 대웅제약의 제조공정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약처는 지난달 고혈압 복합제 '올메텍플러스정 20/12.5㎎'에 대해 시중 유통품 회수 조치를 내렸다. 고혈압 단일제인 '올메텍정 20㎎'과 혼입됐을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올메텍플러스정에는 혈압을 낮추는 올메사르탄메독소밀 20㎎과 이뇨제 성분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12.5㎎이 함께 들어있다. 반면 올메텍정에는 이뇨제가 포함돼 있지 않다.

    포장 라벨과 실제 내용물이 달라지면서 복합제를 처방받은 일부 환자가 단일제를 복용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처방과 다른 의약품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 등 복용 안정성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도 커질 수 있다.

    대한약사회 환자안전약물관리본부 관계자는 "단일 올메텍정과 복합제 올메텍플러스정의 차이는 이뇨제 성분 포함 여부"라며 "복합제 처방 환자가 이뇨제 성분이 없는 단일제를 복용할 경우 체액 배출이 줄어 혈압 변동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 ▲ 대웅제약 홈페이지 첫 화면 갈무리. 260211 ⓒ대웅제약
    ▲ 대웅제약 홈페이지 첫 화면 갈무리. 260211 ⓒ대웅제약
    문제는 한 달이 지나도록 전량 회수를 못 하면서 품질관리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혼입이 확인된 병은 최대 46병이지만, 해당 제조 로트에서 제작된 물량 전체 3만4991병을 회수하고 있으며 2월11일 기준 92.8%가 회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웅제약은 약국의 불만 신고를 계기로 혼입 사실을 알게 됐으며 지난달 9일 식약처에 회수계획서를 제출하고 병·의원과 약국에 안내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안내는 자사 홈페이지 게시물에 그쳐 이미 약을 처방받아 복용 중인 환자들에게 회수 사실이 제때 전달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환자 안전 관리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게다가 소비자들은 복용 중단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비용 부담과 회수 조치의 진행 상황, 사후 대응을 가늠하기 어려워 비용과 안전에 대한 불안이 커질 수 있다.

    이광민 대한약사회 부회장은 "고혈압 치료제는 통상 3개월 또는 6개월 단위로 처방되는 만큼 환자가 인지하지 못한 채 복용할 경우 혈압 조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다음 달 6일까지 회수를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현행 규정상 위해성 2·3등급 의약품은 회수 개시 후 30일 이내 종료해야 한다. 단기간 내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사유서를 제출해 지방식약청장의 승인을 받으면 연장할 수 있다.

    식약처는 이번 사안을 위험 등급 2등급으로 분류했다. 해당 의약품을 사용했을 경우 일시적이거나 의학적으로 회복 가능한 수준의 건강상 위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을 때 2등급이 부여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재발 방지를 위해 포장팀 재교육 및 검사 절차 강화 등 개선 조치를 완료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이번 사안이 의약품 포장공정 중 작업자의 착오로 발생했으며 해당 품목의 특정 포장 단계에서 나타난 개별적·일회성 오류라고 설명했다. 다른 제품이나 생산라인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내부 규정에 따라 관련자와 책임자에 대해 인사위원회를 열어 문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다만 환자 개별 통지 여부에 대해서는 별도의 추가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이번 회수와 관련해 적극적인 안내 조치가 없는 대웅제약의 태도는 '좋은 약'과 '국민 건강'을 강조해온 제약기업의 책임 있는 자세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식약처 의약품안전나라에 공개된 의약품 회수·폐기 공시에 따르면 국내 주요 5개 제약사 가운데 유한양행은 회수 사례가 없었으며 △대웅제약 11건 △한미약품 10건 △종근당 7건△GC녹십자 2건 등으로 집계돼 대웅제약의 회수 건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