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수출 증가에도 양질의 일자리는 줄어제조업 상용근로자 5년 새 최대 감소, 건설 일자리도 '뚝'美·이란 지정학적 위험 고조…스태그플레이션 경고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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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반도체 등 일부 산업의 호황과 기록적인 주가 상승에도 양질의 제조업 일자리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공개된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를 분석해보면 지난해 제조업 종사자는 372만8840명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1만1246(0.3%)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19 시기였던 2020년(-9만1190명)에 이어 최근 5년 사이에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고용이 줄면서 안정적 일자리 찾기는 더 어려워졌다. 지난해 제조업 상용 근로자는 1만9506명(0.5%) 감소한 358만3981명이었다. 5년 만에 가장 많이 줄어든 수치다.

    반도체 산업은 호황이지만 관련 분야 전체로 보면 고용 유발 효과를 체감하기는 어려웠다.

    전자 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 종사자는 지난해 3년 만에 늘었지만 489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가운데 상용 근로자는 59명 줄어 3년 연속 마이너스였다.

    현대자동차그룹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발 고용 쇼크 논란이 거세게 일어난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 분야에서는 2년 연속 전체 종사자 및 상용 근로자가 줄었고 임시 일용 근로자가 늘었다.

    해당 업종의 300인 이상 사업장 상용 근로자는 2978명 줄어 최근 6년 사이에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고용 규모가 큰 산업 중 하나인 건설업 종사자는 지난해 8만1187명(5.6%) 줄어든 137만3857명에 그쳤다. 현재와 같은 기준으로 통계를 작성한 2018년 이후 가장 많이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건설업 종사자 수는 2020년(134만768명) 이후 5년 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반면 공공부분 일자리는 늘었다. 주요 공공기관을 포괄하는 공공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 종사자는 93만2273명이었다. 이 분야 종사자는 7년 사이에 21만1578명(29.4%) 늘었다.

    민간 분야에서 양질의 일자리는 줄어든 반면 국민 세금으로 지탱되는 공공부문 일자리만 늘어난 것이다.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우리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가 등 일부 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양질의 일자리는 되레 감소하면서 내수경기는 후퇴하고 지정학적 위험으로 물가만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우리 경제는 원유와 천연가스의 대부분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미국과 이란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면 유가 상승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국제 유가가 급등했고 우리나라 연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5.1%를 기록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중동발 오일쇼크가 현실화 될 경우 이는 곧 한국 경제 펀더멘털 약화로 직결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제조업 전반의 생산 원가를 올려 내수 악화와 수출 경쟁력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