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감사원 각각 '기관경고·예산낭비' 지적李대통령 "태도 변화 주문" 이례적 공기업 압박정치권서 '도피아' 비판 … 횡령·음주운전·성비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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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도로공사 ⓒ연합뉴스
한국도로공사가 각종 비위와 관리 부실 논란에 휩싸이며 사면초가에 몰렸다. 상위기관인 국토교통부와 감독기관인 감사원의 잇단 지적에 이어 정치권과 대통령까지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면서 공기업 개혁의 상징적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감사원은 전날 도로공사의 '김포-파주', '함양-창녕', '강진-광주' 등 고속국도 건설사업을 시행하면서 부실하게 설계하거나 기성검사를 소홀히 해 예산 낭비가 우려된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감사 결과를 보면 도로공사는 연약지반 흙쌓기 물량을 설계서에 65억5000만원을 중복 계상하는가 하면, 터널 공사의 경우 사업비 절감 방안을 마련하고도 설계서에 미반영하고 기성검사시 실제 시공물량보다 공사비 10억7000만원을 과다 지급했다.각종 사업에서 설계에 내부방침을 적용하지 않아 수십억의 예산절감 기회를 상실하거나, 정부와 협의되지 않은 지원예산을 설계에 반영해 사업을 장기간 방치하게끔 만든 사례도 있었다. 안전관리 미흡, 사업비 뻥튀기 등 각종 사업 관리 부실도 나란히 적발됐다.도로공사의 사업 관리 문제점에 대한 지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국토부는 1월 서산에서 7명의 사망자를 낸 연쇄 다중추돌 사고와 관련해 도로공사에 '기관 경고' 조치를 내리고 감사 결과를 수사기관에 넘기기로 하는 등 초강수를 뒀다.당시 국토부 감사에선 △제설제 예비살포 미실시 △대책 본부 구성 지연 △감속 조치 미시행 △자동염수분사장치 작동 미검토 △본사 관리·교육 체계 미흡 등이 적발됐다. 이에 앞서 국토부는 도로공사 8개 지역본부를 대상으로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하는 등 기관 대상 집중 관리에 나서기도 했다.정치권에서도 비판 수위는 높아졌다. 국회 교육위원장인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여당 의원 4인은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을 통해 "도로공사 퇴직자 모임인 '도성회'가 100% 출자한 '에이치앤디이'는 도피아(도로공사+마피아) 카르텔"이라며 "수의계약을 통해 일반 사업자보다 낮은 비용으로 사업권을 확보하고 수익을 독점하는 구조"라고 비판했다.문제는 이러한 논란이 단순한 내부 비위 차원을 넘어 국가 인프라 관리 신뢰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13일 고속도로의 한 휴게소를 찾아 특정 세력에 의해 수십 년간 독점돼 온 휴게소를 겨냥해 서비스 실태를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휴게소가 '비싸고 맛없어도 어쩔 수 없이 들르는 곳'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해 9월 국무회에서 이례적으로 도로공사를 작심하고 일갈했다. 이 대통령은 "차 타고 고속도로를 다니면 도로에 쓰레기가 널려있다"며 "도로공사가 도로 청소를 할 수 있도록 지시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경기도지사 시절 도로공사가 진짜 말을 안 들었다. 싹싹 빌어서 겨우 관내 도로만 청소했다"며 과거 경기도지사 시절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최근 도로공사 내부 직원들의 횡령·성비위·금지약물 투약을 비롯한 불법행위도 만연했다. 도로공사는 내부직원을 대상으로 지난 2년간 무려 54건에 달하는 징계처분을 내렸는데 5명의 직원이 연루된 30억원 횡령 건이 포함됐다. 음주 후 근무지로 복귀해 동료에게 시비를 걸고 폭행하거나, 체험형인턴에게 육체·언어적 성희롱를 하는 행위 등도 적발됐다.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공기업 개혁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도로공사가 반복된 비리 논란에서 벗어나 조직 쇄신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치권에서도 도로공사의 최근 행태를 못마땅해 하고 있다"며 "정부에서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