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주사 3년 새 31배…1인실·간병비 '실손 누수'에 손해율 119%영양제 수액 넘어 언어 치료까지 불필요한 비급여 처방…보험료 인상 압박
-
- ▲ ⓒ연합뉴스
손해보험사들이 실손보험 과잉진료를 문제 삼아 왔지만, 정작 보험사들이 경쟁적으로 내놓은 고액 보장 특약이 비급여 진료를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11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국내 41개 손해보험사의 지난해 11월 말 기준 장기보험 발생손해액은 52조 402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년 전(47조 3876억원)과 비교해 5조원 넘게 급증한 수치다.업계에서는 손해액 폭증의 원인으로 보험사간 특약 경쟁을 꼽는다. 손보사들이 상급종합병원 1인실 입원비를 하루 최대 60만원까지 보장하는 특약을 내놓자, 생명보험사들도 하루 50만원이 넘는 고액 간병인 사용일당 특약으로 맞불을 놓으며 '치킨게임'을 벌였다는 것이다.상급종합병원 1인실 입원비와 간병비는 비급여 항목으로 전액 본인부담이다. 이러한 고액 보장 특약으로 필요하지 않은 입원을 한 뒤 실손 보험 청구를 하는 경우가 생겼고, 이로 인해 일부 손보사들의 어린이 간병인 특약의 손해율은 600%까지 치솟기도 했다.과잉 특약은 통원 치료 현장에서 '비급여 쇼핑'으로 이어졌다. 4대 손보사(삼성화재·메리츠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에 따르면 지난해 의원급(1차 병원) 의료기관에서 독감 처방을 받은 비급여 주사(영양제 등) 지급액은 1028억원에 달한다. 2022년 33억 대비 31배나 폭증한 규모다. 감기 관련 주사제 역시 같은 기간 150억원에서 630억원으로 4배 이상 늘었다.특히 이러한 현상은 동네 의원을 중심으로 두드러진다. 독감 비급여 주사제 보험금 증가율을 보면 1차 병원(31.1배)과 2차 병원(25.8배)이 상급종합병원인 3차 병원(10배)을 압도한다. 병원 문턱이 낮을수록 더 빈번하게 일어난 셈이다. 모두 5만원 이상 비급여주사(영양제 등)만 계산한 수치다.문제는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다. 올해 1월(1월 1일~1월 23일) 이들 4개사가 지급한 독감과 감기 관련 비급여 주사제 보험금은 605억원으로, 2년 전 동기(463억원·42만건)보다 36% 증가했다. 청구 건수 역시 52만건을 넘어서며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최근에는 부모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아동 치료 영역까지 확산되는 모습이다. 5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에 따르면 지난해 발달지연으로 지급한 보험금은 1724억원으로, 4년 만에 2.1배 늘었다. 언어치료 등 고가의 비급여 진료가 이뤄지면서다.이러한 실손보험금 누수는 결국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2025년 상반기 기준 실손보험 손해율은 119%에 달한다. 이는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료 100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119원을 내줬다는 의미로, 사업비까지 고려하면 팔수록 적자인 구조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4년 실손 보험 지급금은 15조2234억 원으로 전년 대비 8.1% 늘었으며, 특히 비급여 주사제 보험금은 15.8% 급증해 전체 지급액의 20%를 차지했다. 최근 5년간 실손보험료가 누적으로 46.3%나 올랐음에도 보험금 누수 속도가 더 가팔라 인상 압박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전체 가입자들이 일부의 불필요한 과잉 진료 비용을 감당하는 구조에 심각성을 느끼고 가이드라인을 준비 중"이라며 "통계를 뽑으면서 더 큰 문제의식을 느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