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편의점에 웨어러블 로봇 업체 입점1만원 내면 1시간 대여 가능러닝족, 하이킹족 등 다양한 연령의 고객들 방문로봇도 이제 빌리는 시대, 일상속으로 파고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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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봇 한 번 입어보시겠어요?”

    서울 한강 인근에 위치한 러닝 특화 편의점에 들어서자 직원의 안내가 이어졌다. 음료와 간편식을 진열한 1층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니 공간 한편에 낯선 장비가 걸려 있었다. 중국 웨어러블 로봇 업체 하이퍼쉘이 만든 하체 보조 로봇이다. 가격표 대신 붙어 있는 안내 문구는 간단했다. ‘1시간 1만원, 착용 후 바로 러닝 가능.’ 편의점에서 로봇을 빌려 입고 달릴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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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은 편의점 CU가 러닝 이용객을 겨냥해 만든 특화 매장이다. 한강공원과 인접해 있어 운동 전후로 찾는 고객이 많다. 최근 이 매장에는 웨어러블 로봇이 새롭게 입점했다. 매장에서 장비를 대여한 뒤 곧바로 밖으로 나가 러닝을 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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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기자가 편의점을 방문해 웨어러블 로봇 장비를 직접 착용해 봤다. 허리에 장치를 고정하고 양쪽 허벅지에 보조 프레임을 연결하자 준비는 끝났다. 무게는 생각보다 가벼웠다. 전원을 켜고 몇 걸음을 옮기자 다리를 앞으로 내딛는 순간 뒤에서 살짝 밀어주는 느낌이 전해졌다.

    처음에는 다소 낯설었지만 몇 분 지나자 움직임이 자연스러워졌다. 한강공원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속도를 높였다. 평소와 같은 페이스로 뛰었지만 체감되는 피로도는 확연히 달랐다. 실제로 장비에 연결된 앱에서 확인한 심박수는 평소보다 약 30% 낮게 나타났다. 마치 누군가 뒤에서 살짝 밀어주는 상태로 달리는 느낌이다. 오르막 구간에서는 특히 효과가 컸다. 평소라면 숨이 차는 지점에서도 비교적 여유 있게 보폭을 유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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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에서 만난 직원은 최근 반응이 예상보다 뜨겁다고 설명했다. 매장 직원은 “주말에는 최대 20팀 정도가 방문한다”며 “러닝 체험을 위해 찾는 분들도 있지만 하이킹이나 산책 보조 목적으로 대여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평일 오후 시간임에도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매장을 찾아 로봇을 빌리고 있었다. 매장에서 만난 50대 남성 김모 씨는 “하체에 장애가 있어 평소 산책이 쉽지 않았는데 이 로봇을 착용하면 훨씬 편하게 걸을 수 있을 것 같아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러닝복 차림으로 매장을 찾은 30대 여성 이모 씨는 “평소 한강에서 러닝을 자주 하는데 더 오래 페이스를 유지하며 달리고 싶어 체험해 보러 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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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같은 관심에 힘입어 해당 웨어러블 로봇은 출시 약 열흘 만에 일매출 1000만원을 돌파하는 등 초기 흥행이 이어지고 있다.

    로봇이 산업 현장을 넘어 일상 속으로 빠르게 스며드는 모습이다. 공장 자동화 장비로만 여겨졌던 로봇이 이제는 편의점에서 빌려 입고 달리는 ‘생활 장비’로 진화하고 있다. 한강 바람을 맞으며 약 5km를 달린 뒤 장비를 반납했다. 장비를 벗고 나니 다리가 평소보다 덜 무겁게 느껴졌다.

    편의점에서 로봇을 빌려 운동하는 풍경. 머지않아 더 익숙한 장면이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