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쇼크 기억 자극 … SNS 불안 확산업계 "재생지 중심 … 공급 문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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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도쿄 거리. ⓒ연합뉴스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며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일본에서 화장지를 미리 사두려는 움직임이 고개를 들고 있다. 1970년대 오일 쇼크 당시 벌어졌던 ‘휴지 대란’의 기억이 소비자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15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혹시 모르니 화장지를 사두는 게 좋겠다”, “대량 구매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란을 둘러싼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며 원유 가격이 오르자 과거의 경험을 떠올린 일부 소비자들이 사재기를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하지만 업계는 화장지 공급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일본에서 생산되는 화장지의 상당수는 재생 종이를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석유 가격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업계에 따르면 일본에서 유통되는 화장지 원료의 약 60%는 국내에서 회수한 재생지로 충당된다. 나머지 역시 북미와 남미, 동남아시아 등에서 수입한 펄프가 사용된다. 제조 과정에서 일부 석유계 화학 첨가제가 쓰이기는 하지만 중동발 원유 위기가 생산이나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일본 가정용 화장지 제조업체 41곳이 참여한 일본가정지공업회도 소비자들에게 과도한 구매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일본에서 화장지 사재기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거론되는 사건은 1973년 1차 오일 쇼크다. 당시 원유 가격이 급등하자 종이 제품 가격도 크게 오를 것이라는 소문이 퍼졌고, 시민들이 대거 화장지를 사들이며 매장 앞에 긴 줄이 이어졌다. 이른바 ‘두루마리 화장지 소동’으로 불린 이 사건은 일본 사회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당시 상황은 정부의 발언이 불안을 키우면서 더욱 확산됐다. 나카소네 야스히로 당시 통상산업대신이 종이 제품 절약을 당부하자 오히려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며 사재기가 확산됐다는 분석이다.이후에도 비슷한 사례가 반복됐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2020년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도 화장지 품귀 현상이 나타났지만 실제로는 생산 부족보다는 사재기와 물류 혼란이 겹치면서 일시적으로 매대가 비는 상황이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업계는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필요 이상으로 물건을 사들이지만 않는다면 화장지 공급이 중단될 일은 없다”며 소비자들의 차분한 대응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