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보상용 자사주와 보수체계 확대SK하이닉스는 환원 재원 확충과 감액 카드 LG는 전자주총과 지배구조 정비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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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주주총회 시즌이 시작됐지만 올해 전자·반도체 업계 주총장은 예년과 분위기가 다르다. 실적과 배당을 승인하는 연례 행사에 머물기보다 개정 상법을 정관에 어떻게 반영하고 자사주를 어떤 방식으로 보유·처분할지, 이사회와 감사위원 체계를 어디까지 손볼지가 전면에 부상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SK하이닉스의 주총 안건을 함께 보면 올해 핵심은 배당 액수 자체보다 자사주 활용과 지배구조 재정비의 방향에 더 가까워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8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LG전자는 23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SK하이닉스는 25일 이천 SUPEX Hall에서 각각 정기주총을 연다. 

    삼성전자는 정관 일부 변경, 재무제표 승인, 김용관 사내이사 선임, 허은녕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 승인을 상정했다. LG전자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자기주식 소각, 류재철 사내이사 선임, 서승우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을 올렸다. SK하이닉스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차선용 사내이사 선임, 사외이사 3명과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에 더해 자본준비금 감소,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 2026년 자기주식 보유 및 처분 계획을 안건에 담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두 자사주를 임직원 보상 체계와 연결했다는 점에서 닮았지만 결은 다르다. 삼성전자는 현재 보통주 1억2081만3769주, 우선주 1360만3461주의 자기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임직원 보상 목적으로 취득해 보유 중인 보통주는 4745만4455주라고 밝혔다. 회사는 이 물량을 2027년 정기주총 전까지 보상용으로 지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사 보수 한도는 360억원에서 450억원으로 높였고, 장기성과보수는 100억원에서 190억원으로 확대했다. 보상용 자기주식과 장기 성과보수 확대를 함께 올리면서 보상체계 조정 성격을 분명히 한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주주환원 재원을 마련하는 안건을 더 강하게 전면에 내세웠다. 회사는 임직원 보상 목적으로 보통주 165만1991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최대30만주를 2027년 정기주총 전까지 보상용으로 지급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동시에 자본준비금 8조7172억원 중 4조836억원을 감액해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는 안건도 올렸다. 목적은 “주주환원 효과 극대화를 위한 재원 확보”다. 다만 자기주식 보유 및 처분 계획 안건은 관련 상법 개정안이 주총 전 시행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된다는 단서가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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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는 자사주보다 제도 손질의 의미가 더 크다. 회사가 소각하려는 자기주식은 대규모 환원 카드라기보다 과거 2000년 LG정보통신 합병과 2002년 지주사 체제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단주다. 소각 대상은 보통주 1749주, 우선주 4693주다. 반면 정관 변경 폭은 가장 넓다.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와 함께 전자주주총회 제도 도입, 독립이사 명칭 변경, 감사위원 선·해임 시 의결권 제한 강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 확대가 한꺼번에 올라왔다. 자사주 소각 자체보다 주주 접근성과 지배구조 정비를 강조한 주총으로 읽힌다.

    상법 개정 대응은 세 회사의 공통분모지만 손질의 방향은 다르다. 삼성전자는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와 함께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 및 주주”로 넓히고 “총주주의 이익 보호”와 “전체 주주의 공평 대우”를 정관에 반영했다. 이사 임기와 주식 소각 관련 조문도 함께 정비한다. SK하이닉스는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바꾸고, 감사위원 선·해임 관련 의결권 제한과 분리선출 조문을 손보는 한편 자기주식 보유·처분의 근거를 정관에 새로 담았다. 

    LG전자는 전자주주총회 도입과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까지 포함해 주주권 행사 인프라 정비 폭을 가장 크게 넓혔다. 같은 상법 대응이지만 삼성은 조문 정비, SK는 자본정책 근거 확보, LG는 주주 접근성 강화에 무게를 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주총은 배당을 확인하는 자리를 넘어 이후 경영 질서와 자본정책의 방향을 드러내는 무대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