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방산 계열사 KAI 지분 4.99% 확보뉴 스페이스 시대 맞춰 항공우주 협력 강화전략적 투자로 향후 인수 가능성 거론
  • ▲ 김승연 한화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 임직원들과 VLEO UHR SAR 위성 실물모형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한화
    ▲ 김승연 한화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 임직원들과 VLEO UHR SAR 위성 실물모형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한화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들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주식을 5% 가까이 사들이며 본격적인 뉴 스페이스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양사가 중장기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판 스페이스X로 도약하기 위한 협력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들은 지난해 11월부터 KAI의 지분을 4.99% 인수해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날 종가 기준 약 9300억원에 달하는 규모로, 한화그룹은 KAI의 4대 주주가 됐다.

    K-방산 대표 기업 간 지분 투자로, 한화는 지난 2018년 투자 재원 확보를 이유로 KAI 지분 약 10%를 매각한 이후 7년 만에 다시 한번 KAI의 주요 주주가 됐다.

    현재 KAI의 지분 구조는 수출입은행이 26.4%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민연금공단이 8.2%, 피델리티의 자회사가 3번째 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다만 피델리티는 지난해 4월 9.38%에서 지난달 6.92%까지 KAI 지분을 꾸준히 낮추며 이익을 실현하고 있다.

    한화에어로는 이번 인수의 목적을 미래 항공우주 사업 협력을 확대하고 방산·우주항공 분야의 글로벌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글로벌 항공우주 산업에서 정부가 주도하는 ‘올드 스페이스’ 시대가 저물고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가 열리면서 글로벌 기업 간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화그룹은 KAI와 조기에 협력 체계를 구축해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에 버금가는 우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최근 방산 수출 확대에 있어 업체 간 협력이 중요해지고 있어 중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F-21 차세대 전투기 등 항공기 체계 개발과 생산 및 인공위성 개발에 강점이 있는 KAI와 항공엔진, 우주 발사체 등 핵심 부품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한화와 시너지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이에 양사는 ‘K-방산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미래 핵심 사업 공동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무인기 공동 개발, 국산 엔진 탑재 항공기 마케팅, 글로벌 상업 우주시장 진출 등 전방위적인 사업 협업을 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분 투자가 기술 경쟁력 확보뿐 아니라 향후 추가 투자를 통한 KAI 인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분율을 5% 아래로 맞춘 것은 자본시장법상 대량보유 보고 의무를 피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지분을 5% 이상 확보할 경우 시장에서는 경영권 참여 의도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만큼 정부 및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의 입장을 고려해 의도적으로 5% 미만으로 지분을 설정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한 향후 한화가 지분 확보를 통해 공조 관계를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구조로 발전시킬 예정이라고 밝힘에 따라 KAI의 민영화 이후 인수 시나리오에도 가까워질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주도하는 ‘스페이스 허브’의 완성을 위해 KAI와 함께 발사체, 위성, 데이터 분석 역량 등에서 협력함으로써 저궤도 위성에서부터 중·대형 위성까지 포함하는 종합 우주 인프라 구축을 목표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는 오는 24일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항공기 및 우주선 발사 서비스업’을 추가하고 우주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전망이다.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우주사업 분야에서는 글로벌 우주시장이 민간 중심의 ‘뉴 스페이스’ 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민간 기업의 역량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우주산업 생태계 고도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