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불참 속 반쪽 평가 진행장비 반출·소프트웨어 논란에 입장 충돌사업 지연에 전력화 일정 차질 우려
  • ▲ 현대로템의 HR-셰르파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아리온스멧 ⓒChat GPT
    ▲ 현대로템의 HR-셰르파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아리온스멧 ⓒChat GPT
    공정성 시비로 1년간 지연된 육군 다목적무인차량 사업이 마지막 성능확인평가를 두고 다시 제동이 걸렸다. 사업에 참여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간 갈등이 이어지면서 양사가 팽팽하게 맞서 전력화 지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 주관의 성능확인평가는 최고속도, 항속거리 등 6개 항목을 기준으로 양사 다목적 차량의 성능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지난 3일부터 약 3주간 실물 평가로 진행됐다.

    다만 이번 평가에는 한화에어로의 아리온스멧만 단독으로 평가에 참여했다.

    현대로템이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평가 참여를 거부하면서 이번 성능확인평가는 사실상 ‘반쪽 평가’로 진행됐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2월 성능 평가를 위해 제출한 차량 2대 중 1대를 한화에어로가 전시 목적으로 반출한 뒤 장기간 반납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로 삼고 있다.

    해당 기간 동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시험 주행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어 사업에 대한 공정성이 훼손됐다는 주장이다.

    현대로템 측은 “공정성이 담보된다면 언제든 성능확인평가를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방사청이 최종 평가를 앞둔 지난해 4월 실물 평가보다 제안서 수치를 우선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점도 갈등을 키운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한화에어로는 “이번 평가는 제안서 제출 내용을 상회하는 수치까지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과 모든 업체가 동일한 조건에서 실물평가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까지도 모두 반영한 것”이라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특히 “평가 과정에 반출된 장비의 소프트웨어가 업데이트됐을 수 있다는 문제제기에 대해서 방사청에서 민간 전문가를 초빙해 정밀 검증을 진행해 변경사항이 없었다는 점을 확인 받았다”고 강조했다.

    2024년 신속시범획득사업으로 추진된 이번 사업은 공정성 논란으로 최종 사업자 선정이 1년가량 지연되면서 전력화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다목적 무인차량 사업은 육군의 미래 전력 체계인 ‘아미타이거 4.0’의 핵심 사업으로, 현대로템이 HR-셰르파를 앞세워 방사청에 사업을 제안해 시작됐다. 이를 통해 현대로템은 육군에 국내 최초로 다목적 무인차량 2대를 납품하기도 했다.

    첫 양산 규모는 500억원 수준이지만, 무인화 전력 확대와 해외 수출 가능성을 고려할 때 파급력이 큰 사업으로 평가된다.

    향후 방사청은 성능평가 결과를 토대로 가격 투찰 절차 등을 진행하려 했으나, 현대로템이 최종적으로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계획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해당 사업이 가격 투찰이 이뤄지지 않아 입찰이 성립하지 않을 경우, 유찰 후 재공고되거나 신규 공고로 전환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재공고는 말 그대로 같은 사업을 다시 한번 공고하는 것이고, 신규 공고는 평가 기준을 재정비해 처음부터 다시 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다만 현대로템이 절차상의 공정성을 지적해온 만큼, 재공고로 사업을 진행할 경우 같은 논란이 반복될 수 있어 신규 공고를 통해 상세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