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에너지 쇼크 우려 커져중동外 원유 확보에 비상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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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정박한 유조선ⓒ연합뉴스
이란이 홍해 연안 사우디아라비아 정유 인프라까지 공격 대상으로 삼으면서 국내 정유사들의 원유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내 정유사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홍해 얀부 항구를 대체 공급망으로 추진해왔지만, 이곳마저 공격 위험에 직면하면서 사실상 안전지대가 사라진 셈이다.20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홍해 연안 도시 얀부(Yanbu)에 위치한 삼레프(SAMREF) 정유소가 드론 공습을 받았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운영에는 최소한의 영향만 있었다"고 전했다.이번 공격은 이스라엘이 18일(현지시간) 이란의 최대 가스전 사우스파르스 공격 이후 이란이 걸프 지역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하겠다는 위협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삼레프 정유소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미국 엑슨모빌의 합작 정유시설로, 하루 약 40만 배럴의 원유를 휘발유, 항공유, 디젤, 선박용 연료유, 프로판, 황 등으로 정제할 수 있다. 삼레프 정유소 바로 인근에 얀부 오일 터미널이 있다. 두 시설은 사우디 원유의 홍해 경로의 수출을 담당하는 핵심 인프라다. 삼레프 정유소에서 정제된 제품뿐 아니라, 사우디 내륙에서 송유관을 통해 운송된 원유가 이곳에서 선적된다.이란이 얀부 단지를 겨냥한 것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사실상 사우디 원유의 유일한 실질적 수출 경로를 위협하는 것이다.그동안 원유 대부분을 호르무즈 안쪽 바다인 사우디 라스타누라 항구에서 조달해왔으나, 최근 해협이 봉쇄되면서 에쓰오일은 최대 주주인 아람코로부터 이곳 홍해 얀부를 통해 원유 조달을 추진 중이고,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 국내 정유사도 아람코와 협의를 이어오고 있는 상황이다.더 큰 문제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삼레프를 포함해 사우디·UAE·카타르 내 석유 시설에 대해 대피 경고를 발령한데 있다. 중동 원유 공급망 전체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앞서 이란의 공격을 받아 카타르 주요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이 파괴되면서 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 카타르에너지는 한국 등과 맺은 장기 공급계약에 대해 수년간 '불가항력' 선언을 할 수 있다고 로이터를 통해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카타르는 전 세계 LNG 공급의 약 20%를 차지하는 핵심 국가다. 한국은 2026년 기준 도입 비중은 14% 수준이다.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한국도 수급 불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쇼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은 공급 차질로 인해 중동 외 지역에서 원유를 확보하기 위해 비상 대응에 나서고 있다.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과 한국은 비축유 방출로 단기 부족분을 메우고 있지만, 수입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는 4월 아시아로 선적될 미국산 원유는 약 6000만 배럴로, 최근 3년 내 최대 규모다.일본 정유사들은 4월 선적분으로 약 300만 배럴의 미드랜드(Midland) 원유를 확정했으며, 전체적으로는 1300만 배럴을 구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월 기준 사상 최대치다.태국 PTT는 3월 선적분으로 북해 포티스(Forties)와 앙골라산 원유를 구매했고, 한국 GS칼텍스는 4월 선적분으로 카자흐스탄산 CPC 블렌드 2척을 확보했다. 중국 정유사들은 4월 선적분으로 서아프리카산 원유 900만 배럴 이상을 주문했다. 브라질산 원유도 3~4월분을 들여오고 있다고 전했다.국내 상황도 긴박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원유 자원안보 위기 경보를 기존 ‘관심’에서 2단계인 ‘주의’로 격상했다. 정부는 비축유 2200만 배럴을 방출하고, 아랍에미리트로부터 2400만 배럴을 확보하기로 했다. 다만 중동 지역을 통한 에너지 수급에 변수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중동 지역 외 대체 공급처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