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리스크·사재기 탓 요소수 10L당 20만원대로 급등건설 중장비 운용에 필수…4년전 대란 후 중동 수입비중↑'데드라인' 길어야 한달…노란봉투법도 공사중단 위험요소
  • ▲ 아파트 건설공사 현장. ⓒ뉴데일리DB
    ▲ 아파트 건설공사 현장. ⓒ뉴데일리DB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공급망 위기로 국내 산업계에 '4월 위기설'이 대두되고 있다. 에너지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건설업계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특히 2021년 건설업계를 강타했던 '요소수 대란'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면서 공사 원가 상승과 공기 지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쟁 장기화로 건설중장비 운용에 필요한 요소수 수급에 차질이 생길 경우 현장 셧다운도 불가피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요소수 가격은 중동발 공급망 리스크와 일부 사재기 현상이 겹치면서 연일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10리터(L)당 10만원 초반대였던 요소수 가격은 현재 인터넷에서 10만원 중후반대까지 올랐다. 일부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가격이 20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중장비·화물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도 불이 났다. 한 네티즌은 "주유소 가게 사장님이 요소수 대란 조만간 한번 더 온다고 했다', '인터넷 가격은 이미 2~3배 올랐다'는 게시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정부와 화학업계는 비상대책 회의를 열고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중소업체들이 요소수 부족에 대한 우려 사항을 전달하자 정부와 대기업들이 재고 점검에 나선 것이다.

    차량용 요소수는 경유차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 원인 물질인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2016년 이후 출고된 경유 차량 경우 배기가스저감장치(SCR)에 요소수가 필수로 들어간다. 덤프트럭이나 포크레인, 레미콘 등 대형 건설장비를 운용하는 데에도 요소수가 필요하다.

    건설업계에선 중동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요소수 대란이 4년여만에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2021년 10월 중국 정부는 요소수 주원료인 요소 수출을 제한했고 중국산 의존도가 97%에 달했던 국내 산업계는 직격타를 맞았다. 그해 11월 요소수 가격이 10배 가까이 폭등하면서 건설현장을 드나들던 중장비가 하나둘 멈췄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중국이 곧 수출제한 조치를 풀어 공사현장 셧다운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후폭풍은 만만치 않았다. 요소수 대란 여파로 시멘트가격이 뛰었고 당시 코로나19 팬데믹과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치며 이후 지속된 '원가 인플레이션' 단초를 제공했다.
  • ▲ 서울시내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 서울시내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건설업계에선 4년 전 요소수 대란 이상의 후폭풍이 불어닥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앞서 요소수 대란 당시 정부가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카타르 등 중동산 요소 수입 비중을 늘린 게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무역협회 수출입 통계를 보면 지난해 수입된 차량·산업용 요소 총 30만4179t 가운데 중국산은 19만8912t(65.4%)이었고 중동 경우 카타르 7500t(2.5%), 사우디 6990t(2.3%) 등을 차지했다.

    지역별 수입 비중만 따지만 중동산은 6% 수준이지만 전쟁 장기화시 수급난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업계 우려다. 여기에 중동산 요소 수입비중이 높은 타 국가가 전쟁 여파로 중국산 수입을 늘릴 경우 덩달아 국내 가격도 뛸 수 있다.

    건설업계에선 전쟁 종료 시점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달 내 전쟁이 멈추면 별다른 피해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현장 셧다운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통상 건설사들이 짧게는 2주, 길게는 한달 분 요소수를 보유하고 있고 정부도 대책을 마련 중인 만큼 당장은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전쟁이 한달 이상 지속되면 수급난에 사재기까지 겹치면서 요소 가격 상승과 공정 지연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B사 관계자는 "요소 자체보다 그와 연관되는 시멘트 등 다른 원자재값이 줄줄이 뛸 수 있는 게 더 문제"라며 "인건비·원자재값이 이미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치솟았고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등 공정 중단 요소가 더 많다는 점에서 4년 전 요소수 대란 때보다 전망이 밝다고만은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