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잉여금 3조4000억 세입경정 미포함 … 졸속 추경에 가용재원 검토 미흡예정처 "추경, 연례 재정운용 수단 고착화" … 12년간 평균 19.4조·16차례 편성李정부, 중동전쟁 이전부터 추경 준비 … "물가 상승·미래세대 착취 등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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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의 현금 지급과 이에 대한 국회 예산정책처의 우려를 나타낸 삽화 이미지. ⓒ제미나이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국민 70%에 최대 60만원 지급을 포함한 26조2000억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두고 '현금 살포'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국회예산정책처가 추경이 사실상 '연례 행사'가 됐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더했다.2일 정치권에 따르면 예정처는 '2026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분석' 보고서에서 "이번 추경이 중동전쟁 장기화 측면에서 필요성이 인정되지만, 연례적 재정운용 수단으로 고착되고 있다"고 짚었다.우선 예정처는 이번 추경을 통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21∼0.29%포인트(p) 올라설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추경안에 포함된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과 나프타 수급 위기 대응 등을 위한 목적예비비 5조원이 모두 연내 집행되는 것을 전제로 추산했으며, 예산 집행이 신속히 이뤄질수록 성장률 제고 효과가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다만 이번 정부의 추경안이 재정운용의 투명성을 고려할 때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도 함께 내놨다. 정부가 한국은행의 잉여금 초과수납분 3조4000억원을 세입경정에 포함하지 않았는데, 정부가 '국가재정법 제17조'에 명시된 것처럼 모든 가용재원을 추경 편성 과정에서 다루지 않았다는 얘기다.특히 예정처는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에 따른 대내·외 급격한 여건 변화에 신속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추경안 편성 필요성은 인정한다"면서도 "추경이 연례적 재정운용 수단으로 고착되는 문제, 대규모 세수오차가 추경 편성 유인의 일부로 작용할 가능성 등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그러면서 "중동 사태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과 주요 정책별 수단의 활용 방식, 초과세수를 통한 국가채무 상환 및 가용재원(한은 잉여금)의 활용방안 등 재원에 대한 논의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연이은 추경 편성이 국가 재정운용 원칙 자체를 흔들 뿐 아니라, 이번 추경이 졸속으로 추진되면서 가용재원에 대한 검토조차 미숙했다는 지적이다.실제로 정부는 2015년 이래 올해까지 12년간 16차례 추경을 편성했다. 평균 추경 규모는 19조4000억원이다. 2015년 이후 추경이 없었던 해는 세수 결손이 각각 56조4000억원, 30조8000억원에 달했던 2023년과 2024년뿐이었다.정부는 올해도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준비하고 있다. 고유가에 따른 민생 부담 완화, 취약계층 지원, 산업 피해 최소화 및 공급망 안정을 기치로 내걸었지만, 지방자치단체에 투자 재원을 늘려주는 데에만 9조4000억원을 편생했다. 국민 70%에 최대 60만원을 지급하는 것을 두고는 "사실상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현금 살포 아니냐"란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이재명 정부는 중동 전쟁 이전부터 청년 취업 한파 등을 거론하며 10조원대 '벚꽃 추경'을 준비하고 있었다. 당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반도체 호황 등으로 경기 부양을 위한 추경은 필요하지 않다"고 했지만, 정부의 기조는 바뀌지 않았다. 정부가 국가의 재정·경제 상황을 고려하기보단 포퓰리즘 중독에 빠져 추경을 연례화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단기적으로 시장 기능이 왜곡되고 중장기적으론 재정 부담이 확대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부 교수는 "추경이 반복될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미래의 세금 부담과 다른 투자 축소로 이어지게 된다"고 꼬집었다.한편, 예정처는 올해 국세수입이 정부 재추계 415조4000억원보다 1조7000억원 적은 413조8000억원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다. 예정처는 "중동 정세불안 등 대외경제의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기업의 채산성 악화, 투자심리 위축 등을 반영해 세입여건을 보수적으로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