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해운 운임 동반 상승 … 유류할증료 부과 잇따라몰테일·아이포터 건당 0.5달러 인상 … 직구 비용 부담 확대환율까지 겹쳐 이중 압박 … 물류비 넘어 소비자 물가 자극
  • ▲ 몰테일 미국 뉴저지센터에 입고된 TV 제품들 ⓒ몰테일
    ▲ 몰테일 미국 뉴저지센터에 입고된 TV 제품들 ⓒ몰테일
    국제 유가 상승 여파가 유통업계 물류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항공 운임 상승을 중심으로 해외직구(직접구매) 배송대행업체의 유류할증료 부과가 시작됐고 온라인·오프라인 유통 전반으로 비용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오를 경우 물류비를 넘어 소비자 물가 전반을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몰테일은 이달부터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항공 운임 인상에 대응해 유류할증료를 한시적으로 부과하고 있다. 배송 건당 0.5달러를 기존 배송비에 더하는 방식으로 역직구 R센터를 제외한 전 센터에 적용된다. 종료 시점은 별도 공지 시까지다.

    몰테일은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항공 운임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안정적인 배송 서비스 유지를 위해 불가피하게 유류할증료를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가 상황에 따라 조기 종료될 수 있지만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추가 인상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포터도 오는 13일 배송비 측정 건부터 유류할증료를 도입한다. 미주·유럽·영국 등 장거리 노선에 한해 배송 건당 0.5달러를 추가 부과하며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은 일단 제외했다.

    이들 업체가 유류할증료를 도입한 배경에는 항공 운임 상승이 있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와 운임 인상 압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날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나란히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수준에서 거래됐다.

    이달 국제선 항공권 유류할증료도 전월보다 큰 폭으로 뛰었고 장거리 노선은 왕복 기준 수십만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은 이번 유가 상승이 단순히 배송대행업체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항공 운임 상승은 직구 배송비와 수입 상품 원가, 이커머스 물류비로 이어지며 비용 부담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크다. 항공뿐 아니라 해운 운임 역시 지난 3월 한 달 동안 주요 노선을 중심으로 40% 가까이 상승하며 물류비 전반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직구 시장의 부담은 한층 커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근접한 상황에서 유가까지 오르며 배송비와 상품 가격이 동시에 상승하는 이중 압박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 ▲ 국제유가는 6일(현지시간) 상승했다. 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이커스필드의 컨 리버 유전지대 모습 ⓒ뉴시스
    ▲ 국제유가는 6일(현지시간) 상승했다. 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이커스필드의 컨 리버 유전지대 모습 ⓒ뉴시스
    실제 비용 부담은 소비자 가격에도 반영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등 일부 이커머스에서는 해외직구 상품 구매 이후 배송비 상승 등을 이유로 추가 비용을 요구하거나 판매가격을 조정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아직은 개별 판매자 차원의 대응에 가깝지만 유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해외직구 가격 변동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물류망을 직접 운영하거나 배송 인력을 고용한 업체일수록 유류비 상승분이 비용에 직접 반영되는 구조다. 개인 차량을 활용하는 지입 방식의 경우 배송 단가가 고정된 상황에서 유류비 부담이 커지면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으로, 직고용 배송 구조를 운영하는 업체는 유류비 상승분이 그대로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유가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면 물류비 부담이 누적되면서 손익 관리 부담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유통업계는 당장 비용을 가격에 전가하기보다 물류 효율화로 대응하고 있다. 일부 대형마트는 차량 적재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여러 품목을 혼합 적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운행 횟수를 줄이기 위해 대형 차량 중심으로 배차를 조정하는 등 물류비 절감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는 유가 상승이 생산부터 유통, 배송까지 전 과정의 비용을 끌어올리며 결국 소비자 부담 확대와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기름값은 생산 단계부터 유통, 배송까지 전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비용 요소"라며 "각 단계마다 비용 상승 요인이 누적되는 구조인 만큼 상품 가격 인상 압력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는 묶여 있던 배송비나 서비스 비용이 분리돼 별도로 부과되는 방식으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며 "겉으로는 합리적인 가격 구조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소비자 부담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