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세대 장비 개발 경험 바탕으로 정밀도·수율·안정성 끌어올려하이브리드 본딩 양산 전환 전까지는 TC 본더로 안정적 수익 기반 유지차세대 HBM 시장 전환 시점 맞춰 적기 공급 노리는 선제 대응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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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반도체가 HBM(고대역폭메모리)용 TC 본더 시장에서의 주력 사업을 유지하는 동시에 차세대 하이브리드 본딩 시장 선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당장 수익을 내는 장비는 TC 본더로 지키고, 중장기적으로는 하이브리드 본더로 넘어가는 투트랙 전략을 본격화한 것이다.

    한미반도체는 차세대 HBM 생산용 ‘2세대 하이브리드 본더’ 프로토타입을 연내 선보이고 고객사 협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회사는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이브리드 본더 전용 생산시설도 구축 중이다. HBM 시장 주도권 경쟁이 장비 고도화 단계로 넘어가는 흐름에 맞춰, 양산 적용 시점보다 앞서 기술 선점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미반도체는 2020년 경쟁사보다 먼저 ‘1세대 HBM 생산용 하이브리드 본더’를 내놓으며 관련 기술과 공정 검증 경험을 축적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2세대 장비는 기존 개발 경험과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나노미터 단위 정밀도, 공정 안정성, 수율을 한층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칩과 웨이퍼의 구리 배선을 직접 접합하는 기술이다. 기존 솔더 범프를 없애 패키지 두께를 줄이면서도 방열 성능과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일 수 있어, 업계에서는 20단 이상 고적층 HBM 구현에 필요한 핵심 기술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하이브리드 본딩 관련 국내 반도체 장비 기업들과도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플라즈마, 클리닝, 증착 등 세부 공정 분야에서 협력 체계를 구축해 장비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생산 인프라 구축도 병행하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인천 서구 주안국가산업단지에 총1000억원을 투자해 연면적 4415평, 지상2층 규모의 하이브리드 본더 전용 팩토리를 건설하고 있다. 공사는 지난해 시작됐으며, 회사는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공장에는 반도체 전공정 수준의 ‘클래스100’ 클린룸이 들어설 예정이다. 회사에 따르면 이 클린룸은 공기 중 먼지를 상단에서 아래로 밀어내고, 벽면과 바닥에서 즉시 흡입하는 공조 시스템을 적용해 초정밀 공정에 맞는 청정 환경을 구현하도록 설계된다.

    다만 한미반도체의 전략이 곧바로 하이브리드 본더로만 옮겨가는 것은 아니다. 회사는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 JEDEC가 HBM 패키지 높이 기준 완화를 검토하고 있는 만큼, 하이브리드 본딩의 본격적인 양산 적용 시점은 2029년~2030년 무렵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전까지는 TC 본더가 시장의 주력 장비 역할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한미반도체는 올해 하반기 ‘와이드 TC 본더’도 출시할 계획이다. 이 장비는 HBM 다이 면적 확대 흐름에 대응해 TSV와 I/O 수를 보다 안정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기존 기술보다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 확장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결국 한미반도체 전략의 핵심은 명확하다. 당장 매출과 수익을 떠받치는 TC 본더 사업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차세대 전환기에 맞춰 하이브리드 본더의 기술 완성도와 생산 능력을 미리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HBM 시장이 고적층과 고성능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현재 시장과 미래 시장을 동시에 겨냥한 셈이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HBM용 TC 본더에서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를 하이브리드 본더 개발에도 적용하고 있다”며 “고객사가 차세대 HBM 양산에 들어가는 시점에 맞춰 완성도 높은 장비를 적기에 공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