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 관계자 입찰서류 무단 촬영…강남구청 절차 중단 요청경쟁사 현대건설 고소 맞대응…"적법·공정성 훼손 중대 위법행위"
  • ▲ 압구정5구역 정비계획 조감도. ⓒ서울시
    ▲ 압구정5구역 정비계획 조감도. ⓒ서울시
    시공능력평가 2위 현대건설과 4위 DL이앤씨간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서울 강남구 압구정5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이 멈춰섰다. 두 회사 간 경쟁 입찰 과정에서 '서류 무단 촬영' 논란이 불거지며 시공사 선정 절차가 전격 중단된 것이다.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날 강남구청은 압구정5구역 재건축 조합에 '유권 해석 요청에 대한 중간 회신' 공문을 보냈다. 해당 공문에서 구청은 유권해석 결과가 통보되기 전까지 시공사 선정과 관련한 절차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논란은 입찰에 참여한 DL이앤씨 측 관계자가 입찰서류를 펜카메라로 무단 촬영한 것이 적발되면서 촉발됐다.

    지난 10일 마감한 시공사 선정 입찰은 현대건설과 DL이앤씨만 참여하며 2파전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입찰 마감 직후 DL이앤씨 측 관계자가 입찰 서류를 동의 없이 촬영한 것이 적발됐다.

    사건 발생 초기만 해도 무단 촬영 논란은 금세 봉합되는 양상을 보였다.

    당시 DL이앤씨는 박상신 대표이사 명의로 조합에 '입찰 마감 후 발생 사안에 대한 사과' 공문을 보내 "공정한 경쟁을 바라는 개인의 의욕에서 비롯된 것으로 부당한 이득을 취하거나 공정성을 해칠 의도는 없었다"며 "해당 직원을 즉시 업무에서 배제했으며 인사위원회를 통해 징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조합은 긴급 의사회를 열어 '입찰은 유지한다'는 방향으로 결론을 냈고 강남구청으로부터 입찰 과정에는 문제가 없다는 구두 검토 의견을 받았다.

    하지만 경쟁사인 현대건설이 DL이앤씨 직원을 고소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분위기가 다시 반전됐다.

    현대건설은 지난 14일 법무법인을 통해 DL이앤씨 직원 3명을 경찰에 고소하는 한편 입장문을 배포해 "경쟁 방법 적법성과 공정성을 훼손하는 중대한 위법 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해당 입장문에서 현대건설은 "무단 촬영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마감 직후 진행된 입찰서류 개봉 및 날인 절차에서 발생했다"며 "경쟁사 관계자는 조합과 당사 몰래 도촬용 펜 카메라로 입찰서류를 무단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비사업 수주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불법·비정상적 요소에 대해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조합도 강경 대응으로 선회했다. 현재 조합은 DL이앤씨에 무단 촬영 관련 공식 사과문 제출, 촬영 관련자 입찰 업무 배제 및 결과 통보, 강남구청 유권해석 및 조치에 대한 협조 등 세가지를 DL이앤씨에 요구한 상태다.

    압구정5구역은 압구정 한양 1·2차를 지하 5층~지상68층·8개동·1397가구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