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데사호 중간 용선 계약 원유 확보로 '가뭄 속 단비'전쟁 발발 직전 푸자이라항 입항-> 얀부항-> 한국행실제 해협 통과한 건 아냐 … 라이베리아 국적 영향도
  • ▲ 외국 유조선 ‘오데사’호가 원유 약 100만 배럴을 적재하고 충남 대산항으로 향하고 있다.ⓒ선박 위치정보 업체 베셀파인더(vesselfinder)갈무리
    ▲ 외국 유조선 ‘오데사’호가 원유 약 100만 배럴을 적재하고 충남 대산항으로 향하고 있다.ⓒ선박 위치정보 업체 베셀파인더(vesselfinder)갈무리
    이란 전쟁 발발로 긴장이 고조된 호르무즈 해협 상황 속에서 HD현대오일뱅크가 유조선 ‘오데사호’를 확보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외국 선박 유조선 오데사(Odessa)호는 전쟁 직후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였던 기존 HD현대오일뱅크와 계약 선박이 아닌, 별도로 체결된 중간 용선 계약 선박인 것으로 파악된다.

    전날 HD현대오일뱅크는 오는 5월 8일 오데사호가 약 100만배럴의 석유를 싣고 대산항에 입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물량은 대산공장 정유시설에 투입된다.

    전쟁 발발 직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로 한국 국적 선박 26척이 발이 묶이며 중동산 원유 수급 차질이 현실화된 가운데, ‘가뭄 속 단비’처럼 원유 도입이 가능해진 배경에는 HD현대오일뱅크의 적극적인 원유 수급 대응 전략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오데사호는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 있던 선박 중 하나가 아니라, 중간에 도착지를 대산으로 정해 HD현대오일뱅크 물량을 운송하게 된 선박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 인근 머물던 선박 중에 한 척을 이제 오일뱅크 용으로 중간에 용선을 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오데사호는 미국-이란 전쟁 직전 푸자이라항에 입항했고, 이후 HD현대오일뱅크의 주문으로 얀부항으로 이동해 원유를 선적한 것으로 추정된다. 푸자이라 항구는 인도양과 통하는 오만만에 있어 이란이 봉쇄한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해 원유·석유 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경로다. 얀부항 역시 국내 정유사들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와 계약에 따라 파이프라인으로 원유를 공급 받을 수 있는 호르무즈 우회 경로다.
  • ▲ 오데사호 AIS 신호 기반 선박 위치ⓒ해운 전문 플랫폼 MagicPort 갈무리
    ▲ 오데사호 AIS 신호 기반 선박 위치ⓒ해운 전문 플랫폼 MagicPort 갈무리
    해운 전문 플랫폼 Maritime Optima와 MagicPort가 제공한 AIS(자동식별장치) 기반 항로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오데사호는 이란 전쟁 발발(2월 28일) 직전인 2월 26일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항에 입항했다. 이후 푸자이라를 출발해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으로 이동해, 3월 18일부터 26일까지 머물렀다.

    이어 다음날 얀부를 출발해 4월 5일 인도 문드라항에 도착했고, 하루 뒤인 6일 출발해 현재 한국 대산항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현재 페르시아만에 전세계 배 2000척 정도가 갇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오데사호가 빠져나온 배경은 라이베리아 선적이라 가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적기는 몰타로 등록되어 있지만, 소유는 라이베리아 법인이다. 미국과 이란의 2주간 휴전 협정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첫 선박 두척도 라이베리아 국적 선박이다. 라이베리아 국적 선박이 상당수 무사 통과한 배경으론 대표적인 개방형 선적국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곳은 선박 소유주가 자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쉽게 등록 가능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세금과 규제 부담 완화와 함께 특정 국적에 따른 정치적 제약을 피하고, 국제 해역에서 통행이 상대적으로 원활한 것으로 알려진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통과 일부 선박과 관련해선 "화물이 어디로 향하느냐보다 선박이 어느 나라에 속해 있는지가 우선시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한국 국적 선사는 호르무즈 해협 탈출하는데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으로 묶여 있어서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면서 정부의 지침을 따르면서 안전이 담보된 후 해협을 빠져나오겠다는 입장이다.

    전정근 HMM 해원연합노조위원장은 현지 상황과 관련 "앞서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재개된다는 소식에 일부 선박들이 시도를 했지만, 이란 측 승인을 받지 못해 다시 페르시아만 내부로 돌아갔다"며 "CMA CGM 소속 선박이 총격을 당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긴박한 상황이 전해지고 있어 선원들이 두려움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협이 재개방된다 하더라도 쉽게 움직이지 못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국해상선원 노조 측은 "현지 한국 선원들은 하선할 수 있는 선택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임감을 갖고 대응하기 위해 현지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