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이닉스 역대급 실적… 나머지 업종은 벼랑 끝자금 사정 BSI 88, 2023년 2월 이후 39개월만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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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제조업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반도체는 압도적인 실적을 내며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대외 불확실성 속 대다수 제조 기업들의 자금 사정은 39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반도체 풍요 속 빈곤 사태가 빚어지며 산업계에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산업계는 반도체 기업들의 훈풍으로 떠들썩하다. 오늘 발표된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액 52조 5763억 원, 영업이익은 37조 6103억 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405.5%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역시 1분기 영업이익이 57조 200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755%나 증가했다.

    하지만 반도체 기업들을 제외하고 나면 한국 제조업의 상황은 좋지 않다. 최근 한국거래소가 공개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2025년 사업연도 결산 실적에 따르면, 코스피 매출액 비중 20.16%를 차지하는 두 회사를 제외한 코스피 상장사들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0.46%와 3.26% 줄었다.

    증권사 관계자는 관련 사안에 대해 "반도체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서 반도체를 제외한 내수 관련 기업들의 실적은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 거제도 조선소 야경ⓒ연합뉴스
    ▲ 거제도 조선소 야경ⓒ연합뉴스
    양극화는 실물 경기 지표로도 나타난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5월 BSI 전망치는 87.5로 중동 전쟁 이전인 3월 102.7 이후 80선에 머물고 있다.

    전망치는 제조업 86.5, 비제조업 88.4로 기준선 100을 크게 하회했다. 세부 업종을 살펴보면 양극화가 더 뚜렷하다. 의약품과 반도체가 속한 전자 및 통신장비는 각각 125.0, 118.8로 호조를 보였다. 반면 비금속 소재(71.4), 자동차(82.8), 섬유‧의복(71.4), 식음료(72.2) 등 나머지 7개 업종은 부정 전망을 보였다.

    특히 주목할 점은 기업들의 자금 여력과 유동성을 반영하는 자금 사정 BSI의 하락세다. 자금 사정 BSI는 88.0으로 2023년 2월 이후 39개월 만에 최저치로 나타났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중동 사태의 불확실성이 지속됨에 따라 기업 현장의 체감 경기 위축이 이어지고 있다"며 "석유제품 가격 안정을 지원하고 원자재 수급 차질을 최소화할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호황 뒤에 있는 대다수 제조업이 맞닥뜨린 위기를 국가가 방치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제조업이 무너지지 않도록 핀셋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