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점수 16~25점대 환자, 조직학적 3등급이면 항암 적극 고려50세 이하서만 뚜렷…고등급일수록 재발 위험 최대 7배'강남세브란스병원, CDK4/6 억제제 병용 등 정밀치료 확대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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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치료의 나침반으로 불려온 유전자 검사에도 사각지대가 있었다. 항암치료를 할지 말지 애매한 경계 구간 환자에서 판단 기준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국내 연구진이 이 틈을 메울 단서를 제시했다. 핵심은 '조직학적 등급'이다.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안성귀·배숭준 교수팀과 서울아산병원 이새별 교수팀은 호르몬수용체 양성(HR+)·HER2 음성(HER2-)·림프절 전이 없는 조기 유방암 환자 1944명을 분석한 결과, 유전자 재발 점수가 중간 위험군(특히 16~25점대)일 때 '종양의 조직학적 등급'을 함께 고려하면 예후 예측과 치료 전략 수립이 훨씬 정교해진다고 23일 밝혔다.유방암은 국내 여성 암 발생 1위 질환으로, 그중 HR+·HER2- 아형이 전체의 60~70%를 차지한다. 이 환자군은 보통 '온코타입 DX' 검사로 21개 유전자를 분석해 10년 내 재발 위험과 항암치료 효과를 가늠한다. 문제는 점수가 애매한 구간이다. 16~25점대는 항암치료의 이득이 분명치 않아 임상 현장에서 늘 고민이 뒤따랐다.연구진은 이 '회색지대'에 조직학적 등급을 더했다. 암세포의 분화도와 증식 속도를 반영하는 이 지표가 치료 방향을 가르는 결정적 변수로 떠올랐다.분석 결과는 명확했다. 전체 환자군에서 조직학적 등급이 높을수록 무재발 생존 기간이 유의하게 짧았다. 특히 50세 이하 젊은 환자군에서는 그 격차가 더욱 뚜렷했다. 고등급(3등급) 환자는 저·중등급 대비 재발 없이 지내는 기간이 현저히 짧았고, 다변량 분석에서도 약 7배에 달하는 위험비를 보이며 독립적인 불량 예후 인자로 확인됐다.반면 50세 이상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결국 '젊은 환자'라는 조건이 조직학적 등급의 임상적 의미를 더욱 강화시키는 셈이다.연구진은 특히 50세 이하이면서 재발 점수 11~25점 구간에 해당하는 802명을 별도로 분석했다. 이 가운데 고등급 환자들은 림프혈관 침윤, 높은 Ki-67 발현 등 공격적인 생물학적 특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았고 실제 임상에서도 더 높은 재발 위험을 보였다. 항암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군에서 이러한 경향은 더욱 뚜렷했다.임상적 메시지는 분명하다. 그동안 '애매하다'는 이유로 보수적으로 접근했던 중간 위험군에서도, 조직학적 3등급이라면 치료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안성귀 교수는 "유전자 검사에서 경계 점수를 받은 환자라도 조직학적 등급을 함께 보면 추가적인 예후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특히 50세 이하 환자가 3등급이라면 항암치료를 적극 고려하고, CDK4/6 억제제 같은 표적치료제 병용까지 포함한 보다 강력한 보조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이번 연구는 유전자 기반 정밀의료가 '단일 지표'에서 '다층적 판단'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순히 점수에 의존하던 치료 결정 구조에서 벗어나,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을 입체적으로 반영하는 방향으로 임상 패러다임이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한편 해당 연구는 국제 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IF 10.3)' 최신호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