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 확정 공사비·LTV 150%·분담금 유예로 조합원 부담 완화현대건설, '압구정 현대 갤러리아' 앞세워 로보틱스·한강 조망 특화
  • ▲ 압구정5구역 조감도.ⓒ서울시
    ▲ 압구정5구역 조감도.ⓒ서울시

    서울 강남 재건축 핵심 사업지로 꼽히는 압구정5구역 시공권을 두고 DL이앤씨와 현대건설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입찰 과정에서 불거진 이른바 '도촬 논란' 이후에도 경쟁 구도가 유지되면서 압구정 일대에서 사실상 유일한 맞대결 사업지로 주목받는 분위기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5구역은 한양1·2차 아파트를 통합 재건축해 최고 68층, 1397가구 규모 단지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한강변 입지와 압구정이라는 상징성을 갖춘 데다 공사비 규모도 1조원대를 넘어서 올해 강남권 정비사업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힌다.

    DL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적용한 '아크로 압구정'을 제안하고 조합원 부담을 낮추는 조건을 전면에 내세웠다. 평당 1139만원의 확정 공사비를 제시했고 필수사업비 가산금리 0%, 입주 후 최대 7년 분담금 납부 유예, 이주비 LTV 150% 등을 주요 조건으로 걸었다.

    사업성 확대 방안도 강조했다. DL이앤씨는 상가 면적을 늘리고 상가 공사비를 면제하는 방식으로 가구당 약 6억6000만원 수준의 추가 수익을 제시했다. 공사기간은 57개월로 잡아 사업 기간 단축 효과도 부각했다.

    현대건설은 기존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 대신 '압구정 현대 갤러리아'를 단지명으로 제안했다. 압구정 일대의 현대 브랜드 정체성에 갤러리아의 고급 이미지를 결합해 브랜드 타운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상품 차별화도 전면에 내세웠다. 현대건설은 현대자동차그룹과 협업해 수요응답형 교통(DRT) 무인셔틀, 배송 로봇, 주차 로봇 등 로보틱스 기술을 단지에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전 가구 한강 조망, 3면 개방형 구조, 3m 천장고 등 고급 주거 설계도 제안서에 담았다.

    커뮤니티 시설도 주요 경쟁 요소로 꼽힌다. 현대건설은 순환형 커뮤니티와 동별 프라이빗 시설, 대형 커뮤니티 공간을 배치하고 한화 갤러리아와 연계한 멤버십 서비스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수주전이 금융 조건과 상품 경쟁력의 대결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며 "최근 공사비와 금융비용 부담이 커진 만큼 확정 조건과 미래 주거 상품 중 어느 쪽에 조합원 표심이 더 움직일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압구정5구역 수주전은 앞서 입찰 서류 촬영 논란으로 한 차례 잡음이 불거진 바 있다. 당시 특정 건설사 측 관계자가 볼펜형 카메라로 경쟁사 입찰 관련 자료를 촬영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절차 중단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다만 관할 지자체가 입찰 무효 여부를 판단할 명시적 기준은 없다는 취지로 회신하면서 최종 판단은 조합 몫으로 넘어갔다. 이후 조합이 경쟁 입찰 구도를 유지하면서 시공사 선정 절차는 예정대로 진행되는 분위기다.

    시공사 선정 총회는 다음 달 30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