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MA 브랜드 연합 구축 … 연내 15종 라인업 완성OS·자율주행·칩 통합 공급, 제품 기획·데이터까지‘화웨이차’ 브랜드 인식 확산… 車 산업 지배력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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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웨이가 2026 베이징 모터쇼에서 자체 플랫폼인 '드라이브원'을 전시 중이다.ⓒ김서연 기자
자동차 산업 내에서 반도체 기업 화웨이의 지배력이 강해지고 있다. 경쟁에서 뒤처진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 범위를 확대하며 차량을 직접 생산하지 않으면서도 설계·소프트웨어·유통까지 장악 범위를 넓혔다. 완성차 산업의 주도권이 제조에서 기술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본격화되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27일 중국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2026 베이징 모터쇼에서 동풍자동차와 함께 개발한 신규 브랜드 ‘奕境(이징)’과 첫 모델 X9을 공개했다.화웨이는 스마트카 연합 브랜드 ‘HIMA(鸿蒙智行·Harmony Intelligent Mobility Alliance)’를 중심으로 완성차 5개사와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세레스, 체리자동차, 베이징자동차, JAC, 상하이차(SAIC)와 아이토, 루시드, 맥스트로, 상지에 5개 브랜드를 운영하며 연내에 출시 모델을 15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현재까지 HIMA에서 양산되거나 공개된 차량은 SUV·세단·MPV를 포함해 10종이다. 화웨이는 베이징 모터쇼에서 자사 기술이 적용된 차량만 30종 이상을 전시했다. 동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차종을 파생하는 방식으로 신차 개발 및 출시 속도가 크게 빨라졌다.완성차는 제조만 담당하는 ‘파운드리’로, 화웨이는 차량 개발의 전반적인 주도권을 가져가는 재편 흐름이 드러나고 있다. 화웨이는 정통 OEM 업체가 자체적으로 구축하기 어려운 클라우드 기반 AI 학습 인프라부터 자율주행 알고리즘, 센서, 중앙 컴퓨팅, 차량 제어 시스템, OS까지 차량 전체를 구성하는 기술 스택을 통합 제공한다. 대신 차급·가격·기능 구성 등 제품 기획 단계부터 사용자 경험과 데이터 운영까지 전반적인 설계 통제권을 가져간다.화웨이와 손잡은 업체들은 대부분 시장 경쟁력이 약화된 완성차 업체들이다. 자체 브랜드 경쟁력 약화와 판매 부진을 겪으며 독자 기술을 구축하지 못했다. 주력 모델 부재에 수익성까지 악화되며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화웨이를 통해 판매 반등에 성공하는 대신 독자 개발권을 넘겨준 셈이다.중국 완성차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화웨이는 독자 경쟁력이 약한 완성차 업체들에게 시스템을 저가에 공급해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자동차 산업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체 경쟁력이 부족한 OEM들의 화웨이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대형 완성차 업체까지 견제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유통 역시 기존 딜러망이 아니라 화웨이 매장에서 이뤄지면서 판매 방식도 바뀌고 있다.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을 판매하던 공간에서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게 해 소비자 경험 자체를 전환한다는 전략이다. 차량을 브랜드 기준으로 고르는 것이 아니라 ‘화웨이 제품을 산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흐름이다.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특정 완성차 브랜드보다 ‘화웨이차’라는 표현이 널리 쓰인다. 실제 화웨이 기술이 적용된 차량은 중국 전기차 시장의 심리적 상한선으로 여겨지던 30만 위안을 넘어 40만 위안 이상의 가격대가 형성되고 있다. AITO의 경우 50만 위안 이상 고가 SUV 시장에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를 대체하는 사례로 꼽힌다.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과거 좌초된 애플카 프로젝트가 떠오른다는 평가도 나온다. 2021년 애플은 현대차·기아와 협력을 검토했지만 차량 생산을 외주화하고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구조에 완성차 업계가 반발하면서 협상이 무산됐다. 반면 화웨이는 협상력이 약한 완성차 업체들과 손잡으며 동일한 구조를 현실화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베이징 모터쇼를 방문한 유럽계 IB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엔진과 차체를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시기가 저물고 있다”며 “제조만 하는 완성차는 결국 반도체 산업의 파운드리처럼 역할이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