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낙찰가율 89.5% 올해 최저… 선별 매수 경향 뚜렷15억 이하 주담대 6억…중저가 물건엔 20~30명대 응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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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아파트 전경.ⓒ뉴데일리
아파트 경매시장에서도 '대출 가능 여부'에 따른 수요 쏠림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일주일 만에 급락세를 보였으나 대출 규제 상한선인 15억원 이하 물건에는 여전히 응찰자가 대거 몰리는 모습이다. 감정가 대비 가격 경쟁력보다 자금 조달 가능성이 입찰의 핵심 기준으로 작용하면서 경매시장 역시 15억원을 경계로 수요가 갈리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27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4월 넷째 주(20~24일)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89.5%를 기록하며 전주(107.8%) 대비 18.3%포인트(p) 하락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낙찰률은 80.0%로 전주(47.2%)보다 상승했으나, 평균 응찰자 수는 7.0명에서 5.9명으로 줄었다. 물건은 많이 팔렸지만 고가 낙찰 사례는 줄어들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수도권 전체 시장 분위기도 비슷한 흐름이다. 같은 기간 수도권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366건으로 전주(397건) 대비 소폭 감소했다. 낙찰률은 39.3%로 6.3%p 올랐으나 낙찰가율은 85.0%로 8.6%p 하락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5.6명으로 전주 수준을 유지했다. 시장 전반의 열기가 달아오르기보다 물건별 온도 차가 극명해진 셈이다.서울 내에서도 물건에 따른 선별적 수요가 확인됐다.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자이(전용 84㎡)'는 낙찰가율 109.1%를 기록했으며,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등 강남권 일부 단지도 감정가를 상회하는 가격에 낙찰됐다. 반면 선호도가 낮은 소규모 단지나 가격 부담이 큰 대형 평수 물건은 낮은 낙찰가율을 기록하며 전체 평균치를 하락시켰다.고가 아파트의 약세는 월간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3월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161건으로 전월 대비 늘었지만 낙찰가율은 99.3%로 100% 아래로 내려왔다. 특히 감정가 25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아파트 낙찰가율은 1월 125.6%에서 2월 111.1%, 3월 92.2%로 가파르게 하락했다. 고가 물건일수록 응찰자들이 입찰가를 보수적으로 산정하는 흐름이다.이러한 현상은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강화된 대출 규제가 일반 매매시장을 넘어 경매시장까지 본격적으로 파급된 결과로 분석된다. 매매시장에서 나타난 15억원 이하 거래 쏠림 현상이 경매시장으로 고스란히 옮겨붙은 형국이다.이런 선별 매수 배경에는 대출 한도 차이가 있다. 금융당국 규제에 따라 수도권·규제지역 주택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15억원 이하 주택 6억원,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주택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 2억원으로 갈린다. 같은 아파트라도 15억원을 넘는 순간 대출 가능액이 최소 2억원 줄어드는 만큼, 경매 참여자 입장에선 낙찰가보다 실제 조달 가능한 자금 규모가 먼저 계산될 수밖에 없다.실제 현장에서는 15억원 이하 물건에 수요가 집중됐다. 지난 17일 서울 강동구 성내동 '성내삼성'은 14억4977만원에 낙찰되며 13명이 응찰했고, 송파구 송파동 '송파두산위브'는 13억9012만원에 27명이 몰렸다. 서대문구 홍제동 '홍제원현대' 역시 10억6039만원에 낙찰되며 2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이전 경매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잇따랐다. 송파구 장지동 '위례24단지'는 15억원에 낙찰되며 19명이 참여했고, 성동구 사근동 '하이츠아파트'는 7억8300만원에 34명이 입찰표를 던졌다. 영등포구 신길동 '건영아파트(전용 95.6㎡)'도 감정가 10억4000만원을 웃도는 11억410만원에 매각되며 30명이 응찰했다. 해당 물건들은 모두 대출 한도 6억원이 적용되는 15억원 이하 구간에 해당한다.반면 고가 물건의 응찰 열기는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지난 4월 16일 진행된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8차(전용 163㎡)' 경매는 51억3796만원에 낙찰됐으나 응찰자는 2명에 불과했다. 3월 6일 서초구 서초동 '서초자이(전용 149㎡)' 또한 감정가(29억8000만원)보다 낮은 27억5217만원에 낙찰됐으며 응찰자 수도 10명 내외에 머물렀다.시장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일시적 변동이 아닌 대출 규제 누적에 따른 구조적 변화로 분석하고 있다. 중저가 물건에는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동시에 유입되는 반면 고가 주택은 사실상 현금 동원력이 충분한 자산가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경매시장 내 가격대별 낙찰가율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경매는 단순 낙찰가뿐 아니라 잔금 납부 기한 내에 자금 조달이 가능한지도 중요하다"며 "15억원을 초과하면 대출 한도가 급감하기 때문에 응찰자는 입지와 가치, 여기에 자기자본 투입 규모를 최우선으로 계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이어 "최근의 흐름은 경매 수요 자체가 위축됐다기보다 금융 규제 테두리 안에서 낙찰 가능한 가격대를 재조정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