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거주 기간별 공제’ 법안 발의 … 장특공 폐지 가능성에 실수요자 반발"세제 손대지 않겠다" 공약 파기 논란도 … 투기성 비거주 1주택 기준도 불명확
  • ▲ 서울 관악구 관악산에서 바라본 도심. ⓒ뉴데일리
    ▲ 서울 관악구 관악산에서 바라본 도심. ⓒ뉴데일리
    이재명 대통령이 실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를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하며 논란이다. 범여권 의원들도 현행 장특공을 폐지하는 대신 실거주 기간에 비례해 양도세 공제율을 단계적으로 상향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하면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비거주 보유 주택에 대한 세제 혜택이 축소되고 세제의 무게추가 '보유'에서 '거주' 중심으로 옮겨가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시장에서는 세제 불확실성에 매도 결정을 유보하는 관망 심리가 짙어져 '공급 절벽'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관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X(엑스·옛 트위터)에 "살지도 않을 집을 오래 보유했다는 이유로 세금을 깎아주는 것은 비정상"이라며 장특공 개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정비하고 부동산 과세 체계를 보유에서 거주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낸 셈이다. 

    이는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 문제로 번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자본주의 사회에서 다주택 보유를 막을 수 없고, 부동산 세금은 손댈 때마다 문제가 되기 때문에 가급적 손대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했다. 또 취임 이후에도 "세금으로 집값을 잡는 것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했다. 부동산 세제를 두고 "전쟁으로 치면 핵폭탄과 같은 것"이라고도 했다. 그럼에도 장특공 폐지 카드를 꺼내 든 것은 과거의 발언을 스스로 뒤집는 '자기부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 한 부동산 교수는 "대통령이 바로 규제를 내놓기 보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여론을 먼저 살피는 행보가 반복되고 있다"며 "대통령은 거시적 방향성을 제시하고 일은 실무진이 해야 하는데 대통령이 모든 실무 영역을 주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기조 변화와 맞물려 범야권에서는 장특공 제도를 손질하는 것을 골자로 한 입법이 잇따르며 구체화되는 양상이다. 

    여권 성향 최혁진 무소속 의원은 전날 현행 장특공의 보유기간에 따른 공제율 40%를 전면 폐지하고 실거주 기간에 비례해 거주 공제율을 단계적으로 상향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구체적으로는 거주기간 2년 이상인 시점부터 16%의 공제를 적용하고 거주기간에 비례해 최대 80%까지 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는 '보유'와 '거주'로 양분됐던 기존 공제 체계를 '실거주' 중심으로 일원화하겠다는 취지다. 

    현행 장특공은 1주택자가 12억원 초과 주택을 10년 이상 보유·거주한 뒤 팔면 양도차익의 최대 80%(10년 보유 40%·10년 거주 40%)를 공제해 주는 제도다. 

    앞서 윤종오 진보당 의원은 장특공을 전면 폐지하고 3년 이상 보유 주택 양도 시 1인당 평생 받을 수 있는 세금 감면 한도를 2억원으로 제한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보유만으로 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현행법은 투기적 보유를 조장하고, 국내에 생활 기반을 두지 않는 이들에게까지 실거주 장려 목적의 공제 혜택이 돌아가는 정책적 모순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에까지 매도를 압박해 매물 출회를 유도하려는 포석이란 해석을 내놓지만, 투기 수요를 판가름할 잣대가 불분명하다는 점은 논란이다. 근무지 이전이나 직장 이동, 자녀 교육, 간병 등의 사유로 실거주하지 못하는 1주택자들에게도 일률적인 잣대를 들이댈 경우 조세 저항은 물론 시장 왜곡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비거주 1주택자는 지방 전출, 해외 파견, 노부모에 실거주를 양보한 사례, 은퇴후 주택 임대소득으로 생활비를 충당하며 하급지로 옮겨가는 노후 대책형 사례까지 다양하다"며 "시장 혼란을 방지 하기 위해서는 규제를 내놓기 이전에 정교하고 명확한 기준부터 세우는 것이 선행돼야 하며, 비거주 1주택자의 다양한 사정은 외면한 채 비거주라는 이유로 장특공 혜택을 축소하거나 없애는 것은 잘못됐다"고 했다. 

    매물을 유도하기 위한 정부 의도와는 달리 시장에서는 매물 잠김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장특공 폐지가 현실화되면 장기 소유와 단기 소유 중 무엇이 합리적인 선택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 수 있고, 1주택자에 대한 과세가 조세 정의인지에 대한 공방이 가열될 수 있다"며 "1주택자는 대체 주거 마련의 어려움으로 매도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만큼, 매물 유도보다는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될 수 있고 조세 저항으로 이어질 우려도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