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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원장 권재일)이 지상파 텔레비전의 일반 예능 프로그램에서 쓰인 국어를 분석한 결과 비속어와 인격 모독 표현, 차별적 표현 등의 사용에서 개선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대상 프로그램은 지난 6월 한 달간 방송된 KBS 2TV(해피투게더 시즌3), MBC(놀러와), SBS(강심장) 등 방송 3사의 일반 예능 프로그램 총 12회분이다.
SBS '강심장' 화면 캡처 상대방을 비하하는 차별적 표현은 체험 예능 프로그램보다 일반 예능 프로그램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나타났는데 이는 야외 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체험 예능 프로그램과 달리 일반 예능 프로그램은 스튜디오 안에서 다수의 연예인들이 모여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와중 성별이나 연령 등을 이유로 비하하는 표현들이 많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체험 예능 프로그램에서 욕설(19건)이 상당수 여과되지 않고 방송된 데에 비해 일반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욕설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지적된 표현은 ‘강심장(SBS)'이 279건으로 가장 많았고, ‘놀러와(MBC)’ 183건, ‘해피투게더(KBS)’ 165건 순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다.
◆비속어ㅇ 네 이년!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씨부리냐!(해피투게더 3)
→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떠드느냐!ㅇ 제가 만약에 여자친구였잖아요? 아주 아작을 냈어요.(해피투게더 3)
→ 제가 만약에 여자친구였잖아요? 아주 가만두지 않았어요.ㅇ 엠시몽 씨, 삥 뜯긴 거예요?(놀러와)
→ 엠시몽 씨, 돈 뺏긴 거예요?ㅇ 선생님이 너무 고맙다고 안고 그래 가지고 뒤지게 패고(놀러와)
→ 선생님이 너무 고맙다고 안고 그래 가지고 심하게 때리고ㅇ 꼬장, 테이블이 두 개뿐!(강심장)
→ 행패, 테이블이 두 개뿐!ㅇ 그냥 뭐 대기실 이렇게 기웃기웃 대 뭐 주서 처먹을 거 없나 하고(강심장)
→ 그냥 뭐 대기실 이렇게 기웃기웃 대 뭐 주워 먹을 거 없나 하고◆인격 모독 표현
ㅇ 외모: 목 없는 사람 접어.(해피투게더 3)
→ 목 짧은 사람 접어.ㅇ 외모: 얼굴이 처음에 눈도 별로 없었고. 코도 그때 별로 없었던 것 같고.(놀러와)
→ 얼굴이 처음에 눈도 많이 작았고. 코도 그때 많이 낮았던 것 같고.
ㅇ 외모: 나보다 더 할머니 같애.(강심장)◆차별적 표현
ㅇ 성별: 여자가 서른 넘으믄 요괴가 된다고.(해피투게더 3)
ㅇ 연령: 어떤 느낌? 애늙은이같은 느낌(놀러와)
→ 어떤 느낌? 너무 철이 일찍 든 것 같은 느낌ㅇ 연령: 나이 들어서 뭐 하는 짓이야.(강심장)
체험 예능 프로그램 언어가 가장 심각
KBS 2TV '해피투게더 시즌3' 화면 캡처 방송사별로는 MBC가 저속한 언어 표현을 가장 많이 방송에 노출했고, SBS, KBS 순이었다. 단위 시간을 기준으로 환산해 보면 시청자들이 한 시간당 체험 예능 프로그램을 볼 때 67건, 일반 예능 프로그램을 볼 때 49건, 주말 드라마를 볼 때 19건, 일일 드라마를 볼 때 5건의 저속한 표현에 노출됐다. 주말에 방영하는 체험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1분마다 한 건 이상의 저속한 표현이 사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