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의 1/9 수준…30년간 2500원 제자리"광고 의존도 낮추기 위해 수신료 인상 불가피"
  • ▲ 22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KBS 수신료 인상 관련 기자회견'에서 KBS의 입장과 향후 계획을 밝히고 있는 김인규 KBS 사장.   ⓒ 뉴데일리
    ▲ 22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KBS 수신료 인상 관련 기자회견'에서 KBS의 입장과 향후 계획을 밝히고 있는 김인규 KBS 사장. ⓒ 뉴데일리

    김인규 사장 "공영방송, 광고 전면폐지 바람직"

    지난 19일 KBS 이사회가 TV 수신료를 월 3500원으로 1000원 인상하고 광고는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는 안을 의결한 것과 관련, 김인규 KBS 사장이 "개인적으로 수신료 4600원 인상안이 채택되지 않아 유감스럽다"며 "궁극적으로 KBS가 공영방송의 제 기능을 갖추려면 광고를 완전히 폐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KBS 수신료 인상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힌 뒤 "서민가계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발짝 양보, 1000원 인상안에 합의를 했으나 이를 토대로 향후 KBS 재원에서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41%에서 35%까지 낮아질 것으로 본다"며 이번 수신료 인상 결정이 KBS의 광고 비중을 점차 줄여나가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예단했다.

  • ▲ 22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KBS 수신료 인상 관련 기자회견'에서 KBS의 입장과 향후 계획을 밝히고 있는 김인규 KBS 사장.   ⓒ 뉴데일리

    김 사장은 "KBS가 영국의 BBC나 일본의 NHK처럼 완전한 공영방송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선 광고를 완전히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에 당초 이사회에 ▲광고 전면폐지 + 수신료 6500원으로 인상 ▲광고비중 20% 이하 감소 + 수신료 4600원으로 인상 등 두 가지안을 제출했었다"면서 "그렇지만 수신료 인상안 의결권을 가진 KBS 이사회는 5개월 이상의 여론수렴과 논의를 거친 끝에 현행보다 1000원을 올리는 3500원으로 의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KBS 이사회가 지난 19일 의결한 수신료 인상안은 향후 방송통신위원회의 검토와 국회 승인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김 사장은 "지금 당장에는 디지털 전환이라는 초미의 과제가 있기 때문에 적은 액수나마 수신료 인상은 불가피 하지만 디지털 전환이 마무리 된 이후에는 광고를 대폭 축소 또는 폐지하고도 KBS를 운영할 수 있는 재정적 기반이 반드시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문제는 지금의 수신료 결정구조에 있다"고 강조한 김 사장은" 현재 국회와 KBS 이사회가 수신료 인상을 결정하는 구조로는 KBS 수신료 인상이 결코 정파적 시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KBS를 세계적인 공영방송으로 키우려면 차제에 수신료 결정을 위한 법적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 KBS 이사회의 수신료 인상안 의결과 관련 KBS가 22일 서울 여의도 KBS 국제회의실에서 김인규 사장을 비롯, 조대현·김영해 부사장, 지연옥 시청자본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수신료 인상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 뉴데일리
    ▲ KBS 이사회의 수신료 인상안 의결과 관련 KBS가 22일 서울 여의도 KBS 국제회의실에서 김인규 사장을 비롯, 조대현·김영해 부사장, 지연옥 시청자본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수신료 인상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 뉴데일리

    "독립적인 수신료 결정기구 있어야"
    디지털 전환 위해 5500억원 소요 예상

    이를 위해선 "독일의 방송사 재정 수요 조사위원회(KEF) 같은 독립적인 수신료 결정기구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우리 국회와 방송통신위원회도 중장기적인 틀에서 적정한 수신료를 객관적이고 독립적으로 산정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이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KBS가 진정한 공영방송이 되기 위해서는 건전한 재정을 확보하고 공정성은 지키되 선정성은 배제하는 방송을 해야한다"면서 "국민으로부터 공영방송의 운영을 위탁받은 KBS는 대한민국의 중심 언론으로서 상업 방송은 제공할 수 없는 공적 서비스 즉 난시청 해소, 교육방송 지원, 난시청 해소, 교향악단 운영 등 여러 가지 공익적 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 공영방송의 중심적 재원이 돼야 할 수신료는 지난 1981년 이후 국민 소득이 열 배 이상 증가하는 동안 30년째 월 2500원으로 묶여 있다"면서 이는 "영국 BBC의 1/9 수준이고 일본 NHK에 비하면 1/7 수준, 심지어 아프리카의 나미비아보다도 낮은 실정"이라고 밝혔다.

  • ▲ KBS 이사회의 수신료 인상안 의결과 관련 KBS가 22일 서울 여의도 KBS 국제회의실에서 김인규 사장을 비롯, 조대현·김영해 부사장, 지연옥 시청자본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수신료 인상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 뉴데일리

    "그 결과 KBS는 수신료 비중이 총 재원의 40%에 불과해 광고를 비롯한 상업적 수입에 재정을 의존해 왔다"고 밝힌 김 사장은 "이처럼 낮은 수신료와 비공영적 재원구조로는 공영방송으로서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키기가 어렵고 더 나은 공적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힘들다"고 밝혔다.

    여기에 "차질없는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약 5500억원 정도의 막대한 비용이 예상된다"면서 "지금의 KBS 재원으로는 도저히 이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강조, 수신료 인상의 불가피함을 역설했다.

    무료 디지털 시대 위해 '코리아 뷰' 추진
    "2014년까지 KBS 인력, 4200명으로 감축"

    김 사장은 "KBS 수신료가 지금의 월 2500원에서 3500원으로 1000원 인상되면 KBS의 연평균 수입은 약 2092억원 정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은 수신료 인상을 계기로 ▲난시청 해소 ▲디지털 시청 100% 환경 구축(코리아뷰 출범) ▲지역방송 기능 강화 ▲재능기부 KBS 봉사단 발족 ▲공영성평가부(외부 전문가의 공정성 평가) 신설 ▲KBS 지배구조 개선 위한 '제도개선 특별위원회' 구성 ▲대형 다큐멘터리 제작 ▲EBS 지원확대 ▲인력감축(2014년까지 1000명 감축) 및 구조조정 실시 등을 이뤄나가겠다고 선포했다.

    특히 김 사장은 "향후 디지털 시대로 전환되면 다양한 채널이 등장하지만 대부분 추가로 비용을 지불하고 유료 케이블을 봐야한다"면서 "경제적 약자인 서민들에게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 KBS 이사회의 수신료 인상안 의결과 관련 KBS가 22일 서울 여의도 KBS 국제회의실에서 김인규 사장을 비롯, 조대현·김영해 부사장, 지연옥 시청자본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수신료 인상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 뉴데일리

    "이에 따라 KBS는 온 국민이 무료로 마음놓고 디지털 시대를 만끽할 수 있는 무료 지상파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는데 앞장서려고 한다"며 김 사장은 방송협회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코리아 뷰'를 소개했다.

    김 사장은 "코리아 뷰가 출범하면 KBS가 방송하는 지상파 1,2TV 외에도 케이블로 방송되는 KBS 스포츠, 드라마, 프라임, 조이 등 8개 채널과 교육방송 EBS의 4개 채널, MBC, SBS의 지상파 채널을 비롯한 자회사의 채널, 여기에 K-TV 등 공익적인 채절까지 무료로 볼 수 있게 된다"며 "시청자들께서는 유료방송에 가입하지 않아도 20여개의 무료 채널을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사장은 'KBS가 1000억원에 달하는 흑자를 기록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방송사는 원래 상반기에 흑자가 많이 나고 하반기엔 적자가 많이 발생하는 구조"라며 "하반기까지 포함하면 올해 흑자 규모는 150억~16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KBS가 친정권 성향의 방송을 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 "(자신도)정치부 기자를 지냈지만 한쪽에서 공정하다고 말하면 다른쪽은 불공정하다고 말하기 마련"이라며 "공정성에 대해서 정의내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밝히면서도 "신뢰가 떨어지면 시청률도 떨어지게 돼 있는데 현재 방송 3사 뉴스 중  KBS의 시청률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는 점을 보면 시청자들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