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사 제쳐두고 [국민카드] 기습 방문, [철통보안] 계기 됐으면...
  • ▲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의 KB카드 기습 방문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 이미화
    ▲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의 KB카드 기습 방문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 이미화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고객 개인정보유출로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금융기관 중 하나인
[KB국민카드] 본사를 지난 16일 전격 방문했다.

최수현 원장은 이 날
<심재오> KB국민카드 사장 등
해당 업체 임직원을 직접 면담하고,
현장에 파견된 검사역들을 직접 지도했다.

최 원장의 이번 방문은
말 그대로 [기습 방문]이었다.
 
금융감독원 출입기자들조차
그가 [국민카드]에 방문한다는 사실을
전날인 15일 밤에야 겨우 알았을 정도다.
금융감독원장의 공식 일정은
기자들에게 1주일 전 미리 공개된다는 점에서
이는 이례적인 경우다.

금융감독기관의 수장이
직접 특정 금융회사를 방문한다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인데,
기습적으로 방문하기까지 했으니
금융권 관계자들은 물론
기자들의 눈까지 휘둥그레지기 충분한 상황이었다.

[기습 방문]의 목적지가
하필 [KB국민카드]라는 점도
이야깃거리가 되기 충분했다.
해당 업체 외에 [농협카드]․[롯데카드]도 있는데다,
정작 정보유출을 행한 당사자의 소속은
카드사가 아닌 [코리아크레딧뷰로](KCB)인데
왜 이 모든 곳을 제쳐두고
하필 [국민카드]로 달려왔느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
금융권과 언론계에서는
최수현 원장 역시
이번 개인정보유출 사건의 피해자 아니냐는 말이 돌았다.

최 원장 역시 [KB국민카드] 가입자인데,
자신이 사용하는 카드사에서 이런 사고가 터지니
화가 나서 한 달음에 달려간 것 아니겠느냐는 이야기다.

최수현 원장과 심재오 사장의 면담이 끝나고
최 원장이 면담 장소를 빠져나오자
그를 둘러싼 기자들의 질문 공세가 이어졌고,
그 중, 이런 질문도 당연히 나왔다.

“최 원장께서도 [KB국민카드]를 쓰신다고 들었다.
 KB국민카드에 직접 방문하신 것도
 이런 이유와 관련 있지 않느냐”


최 원장도 
이번 개인정보유출 피해를 입지 않았느냐는
질문이었다.

그는 이 질문에 대해
명백한 답을 하지 않은 채
말끝을 흐렸다.

“그건 개인적인 문제니까요…”


자동차 제조사와 소비자 간에
끊임없이 발생하는 분쟁 중 하나가
[급발진] 논쟁이다.

소비자 측은 분명 급발진을 겪었는데,
이를 증명할 방법이 없고,
회사 측은 모르쇠로 일관하니
피해를 입은 입장에선 미칠 노릇이다.

야속하게도 종전 판결 역시
[급발진]을 인정하지 않는 추세였다.

그러다가, 2000년대 중반
[급발진]을 인정하는 최초의 대법원 판례가 나왔다.
피해를 입은 당사자가 다름 아닌
김영란 당시 대법관이었던 것이다.

“귀하 역시 이번 사태의 피해자인가?”라는 질문에
최수현 원장이 확답을 하지 않았으니,
기자로서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만약 최 원장이 피해자 중 한 명일 경우,
이번 사건이
대한민국 금융사들로 하여금
고객 정보를 [철통 보안]토록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면,
기자의 지나친 욕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