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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태블릿 시장서 세 번째 굴욕을 당했다.
G슬레이트와 옵티머스 패드 LTE의 실패에 이어
지난 10월 야심차게 출시한 G패드 8.3 역시 사양길을 걷고 있다.
스마트폰이 성장기에 접어들면서 태블릿 시장으로
전자업계의 전력이 쏠린 가운데
LG전자가 또 한 번 미래사업에서 뒤처지게 된 것이다.
2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지난 10월에 출시한
태블릿 G패드 8.3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LG전자가 태블릿 시장서 두 번째의 실패를 딛고
출시한 제품이지만 이마저도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LG전자의 태블릿은 더 이상 기회가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 위기의 LG전자, 미래 주요 사업서 휘청
LG전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담당하는 MC(Mobile Communications) 사업본부는
지난 2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8월부터 전략 스마트폰 LG G2와 태블릿 등
신제품 출시가 이어졌지만
3분기(797억원)와 4분기(434억원)의 영업 손실은 총 1,231억원이다.
실적을 보면 전자업계서 흔한 신제품 출시 효과가 무색할 정도다.
그나마 스마트폰은 제살 깎아먹기로 마케팅 비용 등을 늘려
판매대수는 증가했지만 태블릿은 이 마저도 없다.
전자업계가 태블릿에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태블릿 시장(출하량 기준)은
전년 대비 40% 이상 성장해 약 2억 6,000만대를 넘어 설 전망이다.
LG전자를 두고 미래시장의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 전략 없는 LG전자? 제품 좋지만 신뢰 잃어
LG전자의 태블릿 기능만 놓고 보면 우수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그럼에도 LG전자가 태블릿서 연이어 주저앉게 된 이유는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전략이라고 꼽았다.
우선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를 회복하지 못했다.
지난 2012년 1월 LG전자는 태블릿 옵티머스 패드 LTE를 출시했는데
시장서 외면받자 약속한 운영체제 업데이트를 진행하지 않았다.
사후 지원을 바로 중단해버린 것이다.
LG전자의 서비스를 믿고 구매한 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돌아갔다.
무책임한 사후 관리 서비스를 지켜본 다른 소비자들에게도
LG전자 태블릿에 대한 신뢰를 잃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LG전자는 스펙을 강화한 태블릿을 만들면서도
기존 태블릿 구매 고객을 위한 서비스는 끝내 외면한 셈이다.
두 번째는 가격 전략의 실패다.
G패드 8.3의 출고가는 55만원이었다.
당시 경쟁 제품인 프리미엄급 태블릿인 삼성전자 갤럭시탭3와
애플의 아이패드 미니보다 약 10만원 정도가 비싸다.
넥서스7보다는 약 20만원이나 가격이 높았다.
LG전자가 태블릿서 신뢰도가 낮고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와 애플에 버금가는 가격을 책정한 것이다.
LG전자는 제품을 출시하면서 경쟁 제품보다 조금 가격이 높지만
사양과 성능을 감안하면 비싸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이 말했다."한 번 고객들을 버린 전과가 있는 LG전자의 제품을
소비자가 비싼 돈을 주고 구매하지 않을 것이다.
LG전자가 가격 책정에서 실패했다."
현재 G패드 8.3은 시장 반응이 저조하자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판매처서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온라인 최저가는 39만원대다.
LG전자는 최근 기본급을 받지 못한 사업부에
위로조로 G패드를 나눠줬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재고처리가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태블릿 판매대수를 묻는 질문에는 함구했다.“G패드는 현재 50여개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다.
국가수를 늘리고 많이 알리는데 목적이 있다.
아직 판매대수는 알지 못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