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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글로벌 기업들과 특허동맹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구글에 이어 통신장비업체인 시스코와도 10년 특허 공유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삼성이 애플과 한바탕 특허전쟁을 벌이고 있는 터라 그 배경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세계최대 소프트웨어 회사인 구글,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 시스코와 특허 크로스라이선스(공유)를 맺은 이유는 향후 특허 분쟁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다. 특허문제로 인해 겪는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삼성은 애플과의 특허전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 재판부서 추가된 평결금액까지 합쳐 총 1조원에 가까운 배상금을 애플에 줄 위기까지 처했다. 삼성은 재심을 청구하며 평결에 불복한 상태다. 특허 공유에 적극 나선 것도 애플과 같은 사례를 더 이상 만들지 않기 위함이다.
전자 산업은 사업 특성상 여러 회사와 특허를 공유하는게 좋다. 한 가지 기술로만 신제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 여러 산업의 기술이 융합되기 때문이다. 삼성이 소프트웨어에 통신장비업체까지 골고루 특허계약을 맺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스코와의 협력으로 잠재적인 특허 소송 위협을 줄이는 대신 미래 제품과 서비스 혁신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향후 특허 문제에 휘말리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기술 개발을 해나가겠다는 의지기도 하다.
특허를 공유하는 기업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모바일, 반도체, 가전, 디스플레이 등 삼성전자가 맡고 있는 사업 전반으로 크로스라이선스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특허 계약 준비에 나선지 몇 해가 지났기 때문에 올해 여러 회사와의 특허동맹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