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신번호 변경 차단, 휴대폰에만 적용돼
이상일 의원 "법안 통과돼야 인터넷도 제재 가능"


#. 직장인 A씨는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이전에 잘 오지 않던 스미싱 문자가 부쩍 늘었다. 정부에서 발신번호 바꿔 문자 못 보내게 했다는데 모르는 번호로 스미싱 문자가 종종 온다. 

“요즘 갑자기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오기 시작했다. 옛날 알던 친구는 아니다. 알고 싶지 않은 ‘스미싱’ 문자다.
날더러 카지노를 하란다. 스마트폰이라 손가락을 잘 못 움직여 문자에 링크된 인터넷 주소를 누르면 당할 수 있어 불편하다.” 


이런 스미싱 문자는 인터넷에서 번호가 변경돼 발송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7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해를 기준으로 스미싱문자의 약 78%가 발신번호 변경 문자다.

이에 미래부는 이달 초부터 휴대폰에서 발신번호를 변경해 문자를 보내면 통신망에서 자동적으로 문자메시지를 차단하는 제도를 시작했다. 

이동통신사, 국내 휴대폰 제조사와의 협의를 통해 2012년 말부터 신규로 출시된 휴대폰은 문자메시지 발신번호 변경기능을 없앴다. (아이폰 등은 발신번호 변경기능이 없다.)

이처럼 발신번호 변경 차단은 ‘휴대폰’에 한해서만 적용된다. 인터넷에서 발신번호를 변경해 문자를 보내는 데에는 이렇다 할 제제가 없다. 

이에 김성규 통신자원정책과장은 “휴대폰은 고유 식별번호가 있어 번호를 변경할 수 없지만 인터넷에서는 식별번호가 없어 차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이상일 의원이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현재 문자를 대량으로 발송하는 사업자의 경우 발신 번호를 ‘신고’만 하게 돼 있지만 해당 법안이 발의될 경우 ‘등록’제로 전환돼 등록된 번호로만 문자를 발송할 수 있게 된다. 

김 과장은 “법안이 발의되면 해당 이행사항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 등록을 취소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한 개의 번호만 등록 가능하도록 할 지, 추가적으로 더 여유를 줄 지에 대해서는 사업자들과 협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개인도 함부로 번호를 바꿔 문자를 보내지 못 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때문에 법안이 발의될 때까지는 인터넷에서 번호를 변경해 발송하는 문자를 차단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

미래부는 해당 법안이 2월 국회에서 우선 처리돼 통과 되면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실행할 예정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바로 사업자들에 대한 등록 및 유예기간을 주고 법안이 실효성을 갖게 됨과 동시에 제재 조치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미래부는 6월부터 이용자가 발신번호 조작 가능성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인터넷발송 문자의 본문내용에 'WEB발신' 등의 식별문구를 표시하는 서비스를 모든 이동통신사에서 실시하도록 했다. 

아울러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신고 번호인 118에 본인에게 온 스미싱 문자를 바로 전달해 스미싱여부를 판단해 주는 시스템도 도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