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실내 공간, 편하게 '영화' 한편 보며 여행 떠나기 최적 '인원 수송'이 주목적…고속주행 시 승차감 살짝 아쉬워

Odyssey [명사] 경험이 가득한 긴 여정

혼다의 '올 뉴 오딧세이'는 한 마디로 "경험 가득한 긴 여정을 즐길 수 있게 만들어주는 차"정도로 정의할 수 있겠다. 특히 '오딧세이'는 가족들에 그러한 경험을 선물해줄 수 있는 최적화된 차라는 평이다.

기자는 이를 몸으로 느껴보고자 지난 19일 '오딧세이'를 직접 시승해봤다. 장소는 일산 킨텍스 엠블호텔에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까지로, 왕복 80km에 달하는 구간이다. 탑승 시 가장 먼저 느꼈던 생각은 '이 녀석, 덩치는 커도 의외로 배려심이 깊구나' 였다. 이유는 운전석에 탑승 시 높이가 생각보다 낮았다는 점 때문이다. 아마도 최근 여성운전자들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고, 짧은 치마를 입은 그들을 위한 '작은 배려'가 아니겠는가 싶다.

계기판을 비롯해 운전석은 복잡하지 않고 '간소'했다. 아무래도 달리는 재미를 위해 만들어진 차량은 아닌 만큼 이 부분에 있어서는 '할 것만 하자'라는 느낌이랄까? 


  • 기어를 D에 놓고 액셀을 밟고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조용히, 그리고 부드럽게 출발할 수 있었다. 이는 단점이 될 수도 있고, 장점이 될 수 있지만 어찌됐건 '오딧세이'의 심장엔 가솔린피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녀석은 V6 SOHC i-VTEC 엔진을 탑재해 최고 253마력, 최대 35.0kg·m 토크의 성능을 자랑한다. 

    평일 오후시간대였던 만큼 도로가 뻥뻥 뚫린 상태라 액셀을 밟을 수 있을 만큼 밟아봤다. 물론 카메라 단속은 지켜가며. 개인적으로는 80~120km정도의 속력을 냈을 때 '오딧세이'의 가장 큰 장점이 발휘되는 것 같았다. 최대 8명이 탑승 가능하고, 넉넉한 적재공간을 자랑하는 이녀석은 '다수의 인원을 편안하게 수송'을 해내는 게 주 임무다. 80~120km정도의 속도로 달릴 때에는 미니밴임에도 '세단 못지않은 정숙성'을 느낄 수 있었고, 동시에 밟는 대로 힘차게 나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이상의 속력을 내더라도 망설임 없이 내달리긴 했지만 아마도 뒤에 탑승한 사람들 입장에서는 속이 뒤집어 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적지에 도달 후 복귀하는 길에는 2열, 3열 시트에 앉아 눈을 감고 몸을 '오딧세이'에 온전히 내맡겨 봤다. 처음엔 3열 시트에 앉아봤는데 생각대로 120km가 넘어가자 속이 거북했다. 하지만 2열에 앉았을 때는 거부감이 덜했다. 아무래도 3열 시트가 좌석으로 이용되기도 하지만, 시트를 빼내 짐칸으로 이용되는 경우도 많아서 그런지 앉았을 때 상대적으로 불편한 느낌이 강했다.



  • 그래도 그런 불편함을 잊게 해주는 재미요소가 '오딧세이'에 존재했다. 이름 하여 혼다의 '리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천장에 달린 9인치 스크린을 펼치고, 헤드폰을 낀 채 영화 '아이언맨 3'를 보다보니 순식간에 목적지에 도달해 있었다. 


  • 도착한 뒤 계기판을 확인해보니 연비는 9.2m/ℓ였다. 혼다가 내놓은 '오딧세이'의 공식 연비인 9.1km/ℓ을 아주 소폭 넘어섰다. 하차할 때 갑자기 이 녀석은 "덩치가 크다고 거칠게 다루지 말고 살살 다뤄줘"라고 말을 걸어왔다. '오딧세이'는 밴답게 문이 옆으로 열렸다가 닫히는데, 자동버튼 하나로 부드럽게 해결됐다. 손으로 힘을 줘 여닫아보니 '오딧세이'는 오히려 거칠게 반응했다.

    총평을 내려 보자면 이 녀석은 철저히 '여행을 떠나는 가족을 위한 패밀리카'였다. 사실 운전하는 사람입장에서는 특별한 '펀 드라이빙'요소를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8인승이라는 넓은 실내 공간, 리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 탑승자들을 위한 휴식공간이 철저히 마련돼 있었다.
      
    굳이 흠을 꼽아보자면 5,190만원이라는 가격이 살짝 부담스럽다. 이유는 경쟁모델인 기아차 '카니발'의 풀 체인지 모델이 '디젤 엔진'까지 갖춘 채 하필 올해 출시되기 때문.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알겠지만, '오딧세이'에 있어 더 저렴한 가격의 '풀체인지 카니발'이란 존재가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조심스레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