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31개 대학중 109개…지방대 편중 가맹점 수수료 안내기 위해 카드 안받아
  • 올해도 국내 대학 4곳 가운데 3곳은 등록금의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카드사에 가맹점 수수료를 내지 않기 위한 것이어서 학부모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2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SK·NH농협카드로 올해 1학기 등록금 납부가 가능한 대학은 109곳으로, 전국 대학 431곳(대학알리미 기준)의 25.3%에 불과하다.

     

    등록금을 카드로 낼 수 있는 대학은 삼성(42곳), NH농협(34곳), 신한(25곳), KB국민(22곳), 롯데(15곳), 우리(14곳), 하나(7곳), 현대(3곳) 순으로 많았다.

     

    BC카드는 8개 회원사(우리·하나SK카드, NH농협·경남·부산·대구·SC·IBK은행)가 발급하는 카드로 전국 대학 49곳에 등록금을 결제할 수 있는 망을 제공한다.

     

    그러나 BC카드는 이처럼 회원사별로 카드 수납 가능 여부가 달라 다른 카드사처럼 특정 대학에 일률적으로 카드 납부가 가능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아울러 카드 납부가 가능한 대학들도 대부분 1∼2개 카드사로 한정되어 있다.

     

  • ▲ 전통문화대학교 입학식 한장면ⓒ연합뉴스
    ▲ 전통문화대학교 입학식 한장면ⓒ연합뉴스

     

    올해 1학기 카드 납부가 가능한 대학 109곳 가운데 1개 카드사 카드만 받는 대학이 71곳, 2개 카드사 카드를 받는 대학이 29곳으로 총 100곳(91.7%)이 1∼2개사 카드만 허용했다.

     

    3개 카드사 카드를 받는 대학은 8곳, 4개 카드사 카드를 받는 대학은 1곳에 불과했다.

     

    등록금 수납에 카드를 받는 대학은 대부분은 지방대에 편중돼 있다.

     

    서울대가 2개 카드사를 통한 등록금 카드 납부가 가능하며 연세대, 서강대, 성균관대, 중앙대, 이화여대 등은 1개 카드사를 통해서만 등록금을 낼 수 있다. 서울 주요 대학들이 카드 결제에 대해 비협조적인 상태인 것이다.

     

    고려대와 한양대는 카드사와 가맹점 계약을 맺지 않아 아예 신용카드 결제가 불가능하다.

     

    문제는 등록금 카드 납부가 가능한 대학이 2012년 2학기 108곳, 지난해 1학기 101곳, 지난해 2학기 111곳, 올해 109곳 등으로 시간이 지나도 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학은 카드사와 가맹점 계약을 체결하면 1% 중후반 대의 가맹점 수수료를 카드사에 내야 하기 때문에 신용카드를 이용한 등록금 납부를 차단하고 있다.

     

    목돈 마련이 어려운 서민의 고통을 대학이 외면한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일부 대학은 몇 년 전부터 등록금 무이자 분할납부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사업자로 분류돼 부가세 등의 면세 혜택을 보는 대학들이 자신의 편의와 비용 절감을 위해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 조연행 대표는 "서민들이 카드라도 긁어 등록금 내겠다는데 그걸 막는 것은 비교육적 행위"라면서 "대학이 수천억원에 이르는 후원금을 받으면서도 수수료 때문에 학생들의 카드 결제를 거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대표는 "학생들의 선택권을 제한해 카드사의 금융서비스 혜택을 못 받게 하는 것은 불공정 행위에 해당한다"며 "오는 3월 초에 등록금 카드 결제를 거부하는 대학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