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피아 인사 없었다"일반은행 못하는 대규모 금융지원 해낼 터"
  • ▲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내정자 ⓒ 수출입은행 제공
    ▲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내정자 ⓒ 수출입은행 제공


    차기 수출입은행장에 이덕훈(65) 전 우리은행장이 내정됐다. 

정부 관계자는 6일 "이 전 행장이 수출입은행장으로 제청됐고 대통령의 재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수출입은행장은 기획재정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 모피아 인사, 수출입은행장도 피해갔다

이 내정자는 삼선고와 서강대 수학과·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퍼듀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한투자신탁 사장·한빛은행장·우리금융지주 부회장·우리은행장·금융통화위원 등을 역임했다.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에 참여하기 위해 2012년 사모펀드인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를 세우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과는 서강대 동문으로 금융권의 대표적인 친박인사로 알려졌다. 서강바른금융인포럼, 서강금융인회(서금회) 등에서 활동하는 서강대 금융인맥의 핵심인사다.

한편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도 서강대 경제학과를 나왔으며 경제관료가 아닌 경제학 교수 출신이다.

이로써 역대로 모피아가 거의 독식해왔던 두 국책은행장 자리는 모두 민간 출신 서강대 인맥이 차지하게 됐다.

◇ "일반 은행이 못하는 일 해낼 터"

이덕훈 내정자는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통로를 다변화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이 내정자는 6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국가 경제에 덫에 걸려 있는 상황에서 금융이 경제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한국의 경제구조가 대기업 위주로 짜여 있어서 중소기업의 수출 수요처도 대기업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수출 통로의 쏠림현상은 갑작스런 위기가 발생했을 때 위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내정자는 "수은이 우리 경제의 불균형을 없애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중소기업의 수출 통로를 넓히는 데 알뜰살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사업에 대한 포부도 밝혔다.

그는 "해외 건설·플랜트, 원전 등 사업을 추진할 때 일반적인 금융으론 보강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에너지 대외의존도가 상당히 높은데도 자원개발의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인 금융기관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대규모 프로젝트를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제대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수은 행장에 내정된 이후 임명이 차일피일 미뤄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난들 어떻게 알겠느냐"면서 웃음을 보였다.

이 행장은 "수출입은행이 정부가 관리하는 공공기관이다 보니 최근 인선의 기준이 상당히 엄격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말 수출입은행법이 개정되면서 수은의 역량이 상당히 커진 상태"라면서 "우선 업무파악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