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20억 뒷돈'에 연루 의혹검찰, 조만간 소환조사 등 수사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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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롯데쇼핑 신헌 대표이사 ⓒ연합뉴스
    ▲ 롯데쇼핑 신헌 대표이사 ⓒ연합뉴스

     

    납품업체들을 상대로 뇌물을 챙긴 롯데홈쇼핑 관계자들이 구속된 가운데 당시 롯데홈쇼핑 대표이사였던 신헌 사장에게 자금이 흘러들어간 정황을 검찰이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서영민)에 따르면 신 사장이 임직원들에게 횡령 등을 지시했거나 묵인한 흔적이 있다고 보고 조만간 소환조사를 진행 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롯데쇼핑 백화점 사업본부 대표이사인 신 사장은 1979년 롯데쇼핑에 공채로 입사해 롯데미도파 대표, 롯데홈쇼핑 대표 등을 지냈으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최측근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7일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롯데홈쇼핑 사무실과 납품업체 등 15곳을 압수수색했다.

    지난달 31일에는 방송장비 및 인테리어 공사대금을 과다지급한 뒤 차액을 되돌려 받는 방식 등으로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업무상 횡령 등)로 롯데홈쇼핑 김모 고객지원부문장과 이모 상무(전 방송본부장)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부문장과 이 본부장은 2008년 3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인테리어 공사업체로부터 허위·과다계상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면서 공사대금을 과다지급한 뒤 차액을 되돌려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 부문장과 이 본부장은 공모해 4억9000만원을 횡령했다. 김 부문장은 따로 1억6000만원 가량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2008∼2012년 납품업체 5곳으로부터 방송출연 횟수 및 시간 등 편성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모두 9억원을 챙긴 혐의(배임수재)로 롯데홈쇼핑 이모 전 생활부문장을 지난달 27일 구속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계좌추적 결과 이 본부장이 횡령한 금액의 일부가 신헌 사장에게 건네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이 회사 경영지원부문장이었던 이 상무는 사옥 이전 과정에서 방송기자재와 인테리어 장비 등을 구매하면서 회삿돈을 집중적으로 빼돌렸으며 신 사장이 관련 자금지출을 대부분 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회사나 그룹 차원의 비자금이 조성됐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며 정관계 로비 의혹 첩보도 살펴보고 있다.

    사건이 커지자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에 대해 롯데그룹 전체로 검찰이 수사를 확대할 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핵심인 롯데홈쇼핑의 4개 사업본부에 대해 국세청이 지난해 7월부터 광범위한 세무조사를 벌여왔다"며 "국세청 고발이 이뤄질 경우 검찰이 롯데그룹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 전했다.

    한편 이에 앞서 롯데홈쇼핑은 지난 1월 22일 전직 임원 A씨가 재직 시절 납품업체로부터 방송 출연 등의 대가로 수십억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당시 검찰은 관련 혐의에 대해 아직 롯데홈쇼핑 현직 임원 중 수사대상에 오른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