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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하루 만에 울산 현대중공업 및 거제 삼성중공업 야드를 잇달아 방문, 그 배경과 관련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를 비롯한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조선용후판을 생산하는 철강업체들은 조선사들과 올 2분기 '후판가격'을 놓고 줄다리기 중에 있다. 통상 철강사들과 조선사들은 분기 전 후판공급 및 가격계약을 맺거나 분기 중 마무리를 지어 가격을 소급적용 한다.
조선업계는 후판생산의 원재료인 철광석, 석탄 등의 가격도 매년 떨어지고 있는 만큼 이번 분기에 t당 10만원 안팎의 가격인하를 받아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철강업계는 원재료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남는 것이 없어 "인하는 없다"는 입장이라 양측의 신경전은 팽팽한 상태다.
현대중공업의 올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에서 제공받는 후판가격의 공장출하가는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t당 111만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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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대우조선해양의 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제철소 평균단가 기준 후판 가격은 지난 2011년 t당 97만원에서 2012년에 80만5000원, 2013년에는 73만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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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포스코는 3년 연속 후판의 공장출하가를 동결하고 있으나, 실 거래가는 매년 10만원 이상 하락폭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권오준 회장은 포스코 매출의 3%, 1%를 차지하고 있는 'VIP 고객'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을 직접 방문, '발로 뛰는 스킨십 경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 포스코의 상황을 전달함과 동시에 고객의 다양한 니즈에 우수한 기술력으로 보답하는 '솔루션마케팅'을 통해 '상생경영'에 나서자는 뜻이다.
하이투자증권 방민진 연구원은 "최근 철강업체들의 출고가는 의미가 없어진 상태"라며 "철강사와 조선사들의 줄다리기는 최종적으로 t당 3~4만원 인하하는 선에서 마무리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 권오준 회장은 차후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업체들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포스코의 또 다른 'VIP' 현대차는 현대제철에 3월~4월 자동차강판 출하분에 t당 8만원, 5~7월에 t당 9만원 인하할 것을 요구, 결국 합의에 이르렀다. 이는 포스코 입장에서 안정적인 수요 공급처도 줄어듬과 동시에 무언의 가격인하 압박이 들어오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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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올 사업보고서에는 포스코 발 열연 철판단가가 t당 106만원으로 표기되어있다. 반면 포스코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열연제품의 운임을 포함한 매출액 기준 평균은 t당 73만원으로, 이 역시 매년 100만원을 웃도는 출고가 대비 실 거래가는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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