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가모, 갤러리아百서 9년만에 사업 접고 철수'발리'도 매출 부진 극복못하고 신세계百 떠나
  • ▲ ⓒ페라가모 공식 홈페이지 화면 캡처
    ▲ ⓒ페라가모 공식 홈페이지 화면 캡처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 등 주요백화점에서 명품 업체의 잇따른 철수가 지속되는 가운데 인기 명품 브랜드인 '페라가모(Ferragamo)'도 밀려나는 수모를 당했다. 페라가모가 밀려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페라가모는 지난달 13일 갤러리아 본점의 리오프닝을 기점으로 버버리와 함께 철수됐다.

    페라가모는 2005년 9월 갤러리아 백화점 본점에 입점해 9년여 기간 동안 매장을 운영했다. 현재 페라가모의 빈 자리에는 아베다·시슬리·프레시 등 화장품 브랜드가 들어서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갤러리아 측은 "리오프닝으로 갤러리아 이스트에 입점해 있던 화장품 브랜드를 웨스트로 옮기는 과정에서 공간이 필요해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페라가모 매장의 이동 방안에 대해서는 "페라가모 매장을 층수 변경하려 했으나 업체에서 거절했다"라고 답했다. 

    업계는 페라가모가 한때 5대 명품 브랜드로 불리던데다, 명품브랜드가 별 이유없이 매장에서 철수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실적이 부진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페라가모 한국 지사인 페라가모코리아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07억751만원을 기록, 2012년에 192억1232만원에서 44.3%나 줄어들었다. 이는 2011년 210억 7116만원을 기점으로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는 추세다.

    페라가모뿐 아니라 구찌·발리 등도 실적이 부진하긴 마찬가지였다. 특히 발리는 지난해 계속 되는 경기 침체로 매출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한국시장을 자진 철수하기까지 했다.

    당시 발리를 수입하는 DKSH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매장 철수는 라벨룩스(LABELUX) 그룹과 계약이 종료됐기 때문"이라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수익성 악화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발리에서 계약만료 이전에 먼저 퇴점을 요청해 급히 철수했다"면서 "현재는 커피숍이 입점해 있지만 당시 추후 입점할 새 브랜드가 결정되지 않았던 터라 빈 자리에 임시로 선글라스 팝업스토어를 3개월간 운영할 정도"라고 전했다.        

    명품업계에 매장 쇄신의 바람은 경기침체 여파를 비롯해 명품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고 브랜드 간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명품 브랜드 제품의 판매도 타격을 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명품업계 전문가는 "명품 시장이 최근 1~2년 새 정체기를 맞고 있다"며 "매출이 부진한 매장은 과감히 접고 대신 잘되는 곳을 크게 늘리거나 고급스럽게 재단장하는 추세"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