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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25일부터 지은 지 15년이 넘은 아파트·연립주택 등 공동주택은 15% 내에서 가구수를 늘릴 수 있고 15층 이상은 최대 3개층, 14층 이하는 2개층까지 층수를 높일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성남 분당, 안양 평촌 등 리모델링 대상 아파트가 포진한 1기신도시에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에 리모델링이 가능한 공동주택은 총 556만1000가구에 이른다. 이 중 아파트는 443만가구다.
그동안 리모델링 대상 단지들은 사업성이 떨어져 추진이 더뎌 왔다. 하지만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허용되고 가구수를 최대 15%까지 늘릴 수 있게 되면 일반분양물량이 늘어 부담이 준다.
이번 호재로 가장 들썩이는 곳은 성남 분당이다.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업 속도가 빠르게 진행 중인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한솔주공5단지는 호가 상승과 문의전화가 늘고 있다.
단지 인근에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리모델링 사업추진에 속도가 붙으면서 투자자들의 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가격은 41.8㎡형 기준으로 연초보다 2000만원 정도 오른 2억7000만∼2억8000만원에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공인중개사사무소 역시 "연초보다 모든 주택형에서 가격이 2000만∼3000만원 올랐다"며 "매도자들이 앞으로 더 오르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에 물건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시 야탑동 매화공무원 1단지도 조합설립 인가가 난 후 매매가격이 오르고 있다.
3개층을 증축할 계획인 이 아파트는 79㎡의 경우 3억3000만∼3억5000만원으로 연초보다 2000만∼3000만원 가량 올랐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시세는 올랐지만 주인들이 내놨던 물건을 들여놓고 지켜보는 상황"이라며 "최고가를 정해놓고 임자가 나타나면 연락해달라는 매도자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평촌, 일산 등 다른 1기신도시는 기대감은 커지고 있지만, 사업추진에는 큰 진척이 없다.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수원 정자동 동신1∼3차는 집주인들의 기대감은 높지만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잠잠한 편이다. 동신2차 79㎡의 경우 1억5000만원 수준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평촌신도시 일대도 호계동 목련대우·선경·우성3단지 등이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나 중대형 아파트가 끼어 있는 다른 단지들은 대체로 추이를 관망하고 있다.
일반분양 가구수 증가에 따른 분담금 규모, 주택가치 상승 등 사업성을 확신할 수 없어서다.
이에 수직증축 허용 이후 한 번에 시장이 확대되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재건축과 리모델링 사이에서 관망하는 수요가 어느 쪽으로 움직일지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