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1010원대 하락 촉각…신차효과로 수익성 개선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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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완성차 업계가 엔(円)저 부담으로 일본 업체와의 힘겨운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원·달러 환율 급락까지 겹치면서 가격 경쟁력 악화에 대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20원대까지 하락한 가운데, 상반기 1010원대까지 떨어진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들의 수출 전선은 암울한 상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원화강세(환율 하락)는 최대 격전지인 미국 시장이나 신흥국 시장에서 유력 경쟁사들과 맞부딪혀야 하는 국내 자동차업계에 내수 극복 외에 또 다른 고민거리를 안기고 있다"고 고충을 전했다.

    현대·기아차의 수출 비중은 70%에 달한다. 기아차의 경우 국내 생산량 절반에 가까운 49.8%를 수출하고 있고, 현대차는 29% 정도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현대·기아차 매출액이 2000억원(현대차 1200억원, 기아차 800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연평균 환율을 지난해와 같은 1050원으로 잡고 보수적 경영에 집중하고 있지만, 1010원대까지 하락할 경우 하반기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따라 현대·기아차는 원화 강세에 대비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는 한편, 생산·판매 효율성을 높여 내수 끌어올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는 1분기 동안 판매단가가 높은 제네시스 그랜저 등 중대형차와 SUV 내수 판매가 급중하면서 수익성 저하를 최소화할 전망이다. 여기에 LF쏘나타 등 신차효과까지 가세하면서 내수를 견인하고 있다. 


    기아차는 주력 모델인 K5와 준대형급 K7과 K9의 1분기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대응 전략에 부심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다음달 신형 카니발이 출시전부터 기대감이 높고, 하반기 선보일 풀체인지 신형 쏘렌토까지 나오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흥국 수출 비중이 높은 쌍용차도 환율 여건이 불리해졌지만 레저용차량(RV) 내수 판매 호조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어서 원화강세 부담이 적다는 시각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 영향이 낙관적이지는 않지만 판매단가와 수익성이 수출 대비 높은 코란도 투리스모의 국내 수요가 전체 판매 실적을 이끌면서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