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망치고 론스타 사기매각 책임져야"관피아 낙하산 만행 두고 볼 수 없어"
  • ▲ KB국민은행노조(제3노조)와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임영록 KB금융회장·신제윤 금융위원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사진은 윤영대 위원장(가운데) 등 제3노조 인사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 정상윤 사진기자
    ▲ KB국민은행노조(제3노조)와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임영록 KB금융회장·신제윤 금융위원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사진은 윤영대 위원장(가운데) 등 제3노조 인사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 정상윤 사진기자

    KB국민은행노동조합(제3노조)과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임영록 KB금융그룹 회장, 신제윤 금융위원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KB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이 경영진 사이의 갈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고, '관피아 낙하산'의 폐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번 고발은 금융권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들 단체는 29일 오전 11시 대검찰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후,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들에 따르면 임 회장과 신 위원장·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은 국민은행에 대한 업무방해죄로, 임 회장과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변양호 보고펀드 회장·스티븐 리(한국명 이정환) 전 론스타 펀드 한국대표 ·존 그레이켄 론스타펀드 회장·이영회 전 수출입은행장·신재하 전 모건스탠리 전무는 업무상 배임죄로 고발당했다.

윤영대 KB국민은행노조 위원장은 "신 위원장이 관료 출신인 임 회장을, 정 부위원장이 금융연구원 출신인 이건호 국민은행장을 선임토록 했다"며 "낙하산 인사를 실시해 KB금융과 국민은행 업무를 방해하고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 전산시스템 교체 문제 등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또 윤 위원장은 "이들은 낙하산 인사 뿐 아니라 론스타 사태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론스타 사기매각에 대해 철저한 책임을 물어 이 땅에서 관피아 낙하산을 척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성준 투기자본감시센터 사무처장은 "정부가 수출입은행과 한국은행을 통해 국유재산인 외환은행의 경영권을 비금융주력자인 론스타에게 헐값에 팔아치워 커다란 국가적 손실이 발생했다"며 "사기매각을 주도한 관피아 낙하산 인사들을 엄벌해야만 나라의 재산을 보호할 수 있다고 확신했기에 고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위원장 등 KB국민은행노조 임원들은 평소 "관피아 때문에 국민은행은 물론 대한민국 금융이 무너진다"고 강력히 주장해왔던 인물들이다. 이들은 '관피아 낙하산 인사들은 즉각 사퇴해야하며, 사퇴하지 않을 경우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고발이 '관피아 척결'을 주장하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러 내홍을 겪고 있는 KB금융에 이번 고발이 미칠 영향 역시 금융권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편, 국민은행은 오는 30일 오후 6시 이사회를 열고 경영진 간 갈등 봉합을 시도한다. 이사회와 정병기 감사위원, 임 회장과 이건호 회장 등 복잡하게 얽혀 있는 갈등의 실마리가 풀릴 것인가에 은행 내외의 시선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