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환경 불안해 휴가 반납
대부분 자택서 경영구상 몰두
  • ▲ 왼쪽부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
    ▲ 왼쪽부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



    올해 대기업 총수들은 '조용한 여름휴가'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과 국제유가 등 경영 환경을 둘러싼 대내외 변수가 불안정하고 각 그룹별로 현안도 산적해 있어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여름 성수기를 맞아 휴가철에도 평상시처럼 정상 출근해 업무를 챙길 예정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도 2년 연속 여름휴가를 반납했다. 아시아나항공 업무도 바쁘지만 2010년 워크아웃에 돌입한 그룹이 올해 경영정상화를 목표로 하고 있어 휴가기간에도 회사 경영을 진두지휘하며 구슬땀을 흘릴 것으로 보인다.

    수감된 최태원 SK 회장을 대신해 SK그룹을 이끄는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휴가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은 2008년부터 여름휴가를 떠나지 않았다. 구자열 LS그룹 회장도 2012년 11월 취임한 이후 한 번도 휴가를 간 적이 없다.

    휴가와 회사 일정을 맞물리게 잡는 경영진도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은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7월 23∼26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리는 전경련 '최고경영자(CEO) 하계포럼'에 참석하고 나서 짧은 휴식을 취하며 하반기 경영 구상을 가다듬을 계획이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도 7월 23일부터 3박4일간 제주 롯데호텔에서 진행되는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 참석했다가 자택에서 쉬는 것으로 휴가를 보낼 예정이다. 이재성 회장 등 현대중공업 경영진은 매년 여름 휴가철에 중동과 유럽 등 해외 공사현장과 현지법인을 방문하고 있다.

    자택에서 쉬면서 경영구상을 하는 총수들도 적지 않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별다른 계획 없이 자택에 머물며 하반기 경영 구상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휴가 기간에 출근해 업무를 처리할 가능성도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7월 말부터 8월 초 사이에 휴가를 내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에서 하반기 경영구상을 하면서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그간 미국을 오가며 치료를 받아왔던 김승연 한화 회장은 휴가나 별다른 외부활동 없이 서울 가회동 저택에 머물며 치료에 전념한다.

    취임 후 첫 휴가를 맞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이웅열 코오롱 회장도 국내에서 회사 현안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불가피한 사정'으로 인해 휴가를 못 가는 오너들도 있다. 간암 말기로 아산병원에 입원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은 간 이식 수술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이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은 8000억원 규모의 탈세·배임·횡령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상태이고,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의정부교도소에서 복역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이 한 달 넘게 입원해 있는 상황이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사업부문 사장 등 오너 일가가 자리를 비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