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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 포토카드를 샀더니 핸드크림을 주네'
엑소의 팬으로 추정되는 10대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이 한류스타 EXO(엑소)를 앞세워 얄팍한 상술을 내세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해 8월 아이돌 보이그룹 엑소와 소녀시대의 태연과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2년간 네이처리퍼블릭의 전속모델로 현재에도 다양한 프로모션을 소화하고 있다.
특히 엑소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네이처리퍼블릭이 밝힌 엑소 관련 주요 프로모션은 구매고객에게만 한정한 엑소 팬사인회 이벤트, 특정 상품 구매 시 포토카드·화보집·부채 증정 등이다.
◇팬심 공략한 엑소 프로모션에 10대 사이에 암표까지 등장
엑소의 인기만큼 반응은 열광적이다. 엑소의 화보집을 받기 위해 구매금액 5만원 어치를 구매한다거나 특정 지점 소비자가 포토카드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구매대행 신청을 받는 등 엑소팬들 사이에서는 네이처리퍼블릭의 프로모션 참여가 경쟁적인 수준이다.
엑소 팬들은 지난해 12월 서울 명동월드점과 대구 동성로 야외무대에서 열린 엑소 팬사인회에 참여하기 위해 네이처리퍼블릭에서 제품을 구매했다. 추첨을 통해 참여가 가능했던 팬사인회는 구매 고객에 한해서 응모권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지점에서는 중복 응모가 가능해 어린 학생들의 경쟁적인 참여가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팬사인회를 앞두고 엑소팬 사이에서는 '엑소 팬싸(팬사인회 줄임말) 티켓 양도를 부탁한다'는 SNS 게시글이 쏟아지기도 했다. 지난 3월 해외팬들을 위해 준비된 홍콩1호점 오픈 기념 팬 사인회 역시 상황은 같았다.
네이처리퍼블릭이 진행한 '바이플라워 틴트 립밤' '핸드 앤 네이처 핸드크림' 구입 시 포토카드 증정 프로모션은 팬들 사이에서 "립밤이나 포토카드를 사면 핸드크림을 덤으로 준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을 정도다.
현재 '대나무 숯 코&T존 팩' 제품을 구입하면 엑소 멤버 각각의 얼굴이 들어간 부채를 증정하고 있다. 이 제품의 갸격은 7700원으로 엑소의 팬 대부분인 10대 여성들을 상대로 판매되고 있다.
이들은 "부채가 7700원이라니 너무 비싸다" "멤버 4명 부채를 갖고 싶은데 왜 하필 쓰지도 않는 코팩을 비싸게 파느냐"는 등 주객이 전도된 듯한 반응을 보여 흥미를 끌고 있다.
◇아이돌 모델의 일반적 프로모션일 뿐 vs 팬 아닌 소비자만 손해 -
이렇다보니 네이처리퍼블릭이 '팬심'을 공략해 어린 학생들을 상대로 얄팍한 상술을 부린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엑소와 소녀시대의 태연을 함께 계약했다"며, "이전에는 장근석과 신세경, JYJ 등 한류스타를 전속모델로 기용했었다"고 말했다.
엑소 기용에 대해서는 “네이처리퍼블릭의 대표매장이 외국인 주요 상권인 명동 월드점이다보니 해외 소비자의 선호도까지 염두하고 모델을 선정하는 편”이라며 “엑소가 워낙 핫한 스타다 보니 더욱 효과가 도드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돌 등 한류스타를 모델을 기용하고 있는 화장품 브랜드라면 네이처리퍼블릭과 동일한 프로모션이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인 프로모션에도 불구하고 유독 엑소 관련해 문의가 많았던 것은 온라인 활동이 활발한 10대층 덕분에 더욱 화제를 몰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동안 네이처리퍼블릭은 저렴한 가격과 높은 품질로 '알로에 수딩젤' '슈퍼아쿠아맥스 수분크림'을 히트시킨 바 있다. 해당제품은 각각 3천만개, 1천만개씩 국내외로 판매되는 글로벌 베스트셀러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반면, 엑소를 앞세운 마케팅은 연일 화제되고 있으나 정작 히트상품은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네이처리퍼블릭은 "여름시즌은 화장품 비수기이다 보니 신제품이 없는 상황"이라며 "꾸준한 베스트셀러 제품과 더불어 피지 분비가 많은 이번 여름에는 대나무 숯 코&T존 팩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팬심을 이용한 마케팅은 타겟층이 국한되며, 어린 소비자들로부터 불필요한 소비를 유도하기에 충분하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같은 마케팅이 남발될 경우 제품의 질이 모델에 가려지거나 마케팅에 의존하려고 한다는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소비자들 역시 "특정 연예인의 팬에게는 좋은 프로모션이겠지만, 나머지 소비층은 전혀 생각하지 않은 굿즈"라며, "화장품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 같아 결국 소비자가 손해를 보는 것 같다"며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