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비용·공기 감축 등 긍정적 전망"재료개발 이뤄진다면 활용도 높아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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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의 산업혁명이라 불리고 있는 3D프린팅 기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초 국정연설에서 3D프린팅이 제품의 생산 방식을 바꿀 차세대 기술이라고 언급했다. 경영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작년 5월 3D 프린팅 기술의 2025년 경제적 파급효과는 2300∼2500억 달러로 예상하기도 했다. 그만큼 이 기술은 세계인의 관심의 중심에 서있다.

    3D 프린터란 미리 입력된 설계 데이터에 따라 3차원 물체를 찍어내는 기계다. 액체·파우더 형태의 폴리머(수지), 금속 등의 재료를 가공·적층 방식(Layer-by-layer)으로 쌓아올려 입체물을 제조하는 방식이다. 개발 초기엔 프린팅 소재가 플라스틱에 국한돼 있어 한계로 지적되기도 했지만 최근 다양한 소재 개발로 활용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특히 설계도만 있으면 어떤 물건이든지 찍어낼 수 있다는 특징때문에 산업 구조 전반을 바꾸는 혁신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단순한 생산수단에서 벗어나 제조업를 변화시켜 일대 새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조은정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3D 프린터는 '다품종 주문 생산(Build to Order)'의 시대를 열 수 있는 도구"라며 "산업용 3D 프린팅 업체의 기술력은 실제 제품과 부품에 사용될 만큼 성장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최근 건설·건축 분야에서도 3D프린팅은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다. 

    얼마 전 한 중국 기업이 3D프린터를 활용해 건물을 짓는데 성공한 것이다. 잉추앙 신소재 주식회사(Yingchuang New Materials Inc.)는 4대의 3D 프린터를 이용, 만 하루만에 200㎡ 10채의 집을 짓는데 성공했다. 과정은 시멘트와 유리섬유를 활용해 구조물을 만든 뒤 조립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건축비는 1채당 고작 5000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에 안전성 문제만 해결된다면 건축현장에서도 이같은 3D 프린터 기술의 역할은 날로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 ▲ 3D 프린터로 구현된 모델.ⓒStratasys 제공
    ▲ 3D 프린터로 구현된 모델.ⓒStratasys 제공



    기술발전이 진행된다면 건설 환경이 미흡한 지역에서 3D 프린터의 필요성은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곽기호 한국기계연구원 선임연구원은 "3D 프린터는 외부에서 건축자재 공수가 힘든 오지나 군사시설에서 활용 될 수 있다"라며 "대형 3D 프린터와 원재료를 이용해 현지에서 사용가능할 수 도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인력, 공기, 비용 등의 대폭적인 절약이 가능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 건설현장에서 3D 프린터를 활용하기에는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실제 현장에 도입된다면 인력·공기·비용 등의 획기적인 변화가 기대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특히 공기의 단축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그는 "기존 디자인된 설계를 현장에서 프린팅해 조립하는 과정이므로 공기는 물론 비용절감까지 기대된다"라며 "특히 간단한 건축물의 경우 소수의 인원이면 작업이 충분하기에 기존에 공사인력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또 활용도가 높은 분야는 설계과정이다. 기존 설계 도면을 3D 프린터를 활용해 직접 모형을 소비자에게 제시할 수 있다. 특히 기존에 제작하기 어려웠던 곡선모형, 색감 등을 쉽게 구현해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3D 프린터 업계관계자는 "건물의 CAD 데이터가 있다면 이를 통해 모델로 제작 하는 기술은 요즘 많이 상용화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소재의 개발이 된다면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3D 프린터의 소재가 플라스틱에 한정돼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콘크리트 소재를 활용한 3D 프린터 활용에 비춰 볼 때 앞으로 건축 재료 개발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이 기술의 활용은 건설업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현재 3D프린터의 장미빛 전망 이면에는 어두운 현실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건설현장에 직접 쓰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단순한 예로 볼트·너트의 경우 기존 제품이 내구성이 더 우수하다"고 말했다.

    기타 산업의 연이은 몰락도 불러올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건설과정에서 필요했던 건설 자재를 3D 프린터를 활용해 제작한다면 해당 업체의 도산은 불보듯 뻔하다. 그러나 '융합'의 관점에서 바라봐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곽 선임연구원은 '조명' 사업을 예로 들었다.

    그는 "'조명' 산업의 경우 개인의 디자인 역량과 3D 프린터 기술이 접목되면 그 효과는 극대화 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기존산업의 고부가가치를 이끌어 낼수 있는 기술로써 발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조은정 연구원도 "기존 IT 산업 기반을 확보한 소프트웨어 개발이 필요하다"며 "디자인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표준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