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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무덥고 습한 여름날씨가 지속되는 가운데, 조선업계가 현장에서 일하는 임직원들에게 건강식을 지급하고 하계휴가에 들어가는 등 본격적인 '여름나기'에 나선 모습이다.
조선소에서는 용접작업을 비롯한 화기를 다루는 작업들이 다수 진행된다. 따라서 추운 겨울보다는 뜨거운 여름이 훨씬 더 고된 작업환경이라는 평가다. 30도가 넘는 고온에 뜨겁게 달궈진 철판 안에서 무거운 보호장구를 갖춰 작업을 하다보면, 아무리 건장한 청년이라도 더위를 이겨내긴 힘들다.
이에 조선사들은 쉴 때 화끈하게 쉬어 업무효율성을 높이고, 안전사고 예방차원에서라도 매년 이맘 때 쯤 직원들에 장기 휴가를 제공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사들은 다음달 초부터 짧게는 9일, 길게는 16일까지 하계 휴가에 돌입한다.
먼저 현대중공업은 공식적으로 다음달 4일부터 14일까지 '집중 휴가'에 돌입한다. 사실상 광복절과 앞뒤 주말 일수까지 합하면 15박16일의 초장기 휴가다.
이 기간에는 울산과 군산 조선소, 충북 음성 태양광 연구소, 서울사무소 직원 등 2만8000여명 전원이 휴식을 취하게 된다. 단 설비업무 담당 등 필수인력들은 현장에 남아 평소 하지 못했던 정비 및 설비 최적화 작업을 수행한다.
현대중공업은 매년 임직원들의 여름 휴가를 위해 울산과 경주 등지에 휴양소와 캠핌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샤워장, 취사장, 주차장 등 각종 편의시설을을 모두 무료로 제공해 하루평균 1000여명의 임직원들이 방문할 정도로 호응도 좋다. 또 별도로 휴가비 역시 한달 통상임금의 50%를 지급하는 등 휴가 후 복귀할 임직원들의 근로의욕도 높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거제 조선소 직원 1만3000여명과 서울 사무소 직원 400여명 등이 다음달 4일부터 8일까지 여름휴가를 떠나게 된다. 앞뒤 주말을 합치면 총 9일간의 집중휴가를 갖는 셈이다.
대우조선 임직원 1만3000여명도 삼성중공업과 같은 기간동안 휴가에 돌입한다. 그러나 대우조선은 다음달 11일이 노조창립일이라, 총 10일 간의 힐링타임을 갖게된다.
전원이 휴가를 떠나는 것이 원칙이지만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 역시 현대중공업과 마찬가지로 설비 업무를 마무리해야하는 인원들은 예외로 남게 된다.
또 각 조선사들은 휴가에 앞서 현장에서 땀흘리는 근로자들을 위해 중식시간을 연장하고, 각종 건강식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8일 초복을 맞아 울산 본사에서 협력사 포함 종업원 5만여명을 대상으로 사내식당 60여곳에서 닭다리탕을 제공하고, 후식으로는 수박1700여통을 제공했다. 또 지난 20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를 혹서기로 지정하고, 중식시간을 30분 연장했다. 이 기간동안 직원들의 기력 보강과 원기 회복을 위해 해물갈비탕, 삼계탕, 쇠고기보양탕 등의 보양식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혹서기 기간 동안 매일 온도를 측정해 28.5도가 넘을 시, 중식시간을 30분 연장하고 있다. 32.5도를 넘을 경우에는 한 시간 연장한다. 또 7~8월에 걸쳐 보양식으로 전복닭다리백숙, 장어구이 등의 특식을 주 3회씩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거제조선소 식당마다 퇴식구에 식염포도당과 냉동생수를 비치해 직원들의 '더위 사냥'에 도움을 주고 있다.
대우조선은 지난 초복에 7000마리의 닭과 3만마리의 정복을 사들여 전복닭백숙과 영양밥, 전복라면 등을 전 직원에 제공했다. 또 7~8월사이 한방닭찜, 낙지닭백숙 등의 보양식과 신선한 과일 등을 정기적으로 제공해 직원들의 근로의욕을 높인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