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금융은 이미 레드오션… 수익 창출 위해서라도 바뀌어야"
  • ▲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시중은행에게 창업·혁신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에 힘쓸 것을 주문했다. ⓒ 유상석 기자
    ▲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시중은행에게 창업·혁신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에 힘쓸 것을 주문했다. ⓒ 유상석 기자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힘쓸 것을 주문했다. 소매금융과 제조업 위주 중소기업에 편중돼 있는 대출 관행에서 벗어나 더욱 넓은 시장을 찾으라는 당부다.

신 위원장은 5일 오후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위원장의 은행권 현장간담회'에 참석해 이 같이 당부했다. 그는 "금융권은 창업·혁신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 등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견인하는 노력을 해야 할 시점"이라며 "한국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역동성을 회복하는데 정부와 금융권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정부는 금융권이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보다 효과적으로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불필요한 규제 개혁을 위한 방안을 발표했으나 제도 개선만큼 중요한 것이 있다"며 "실제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금융 일선에서 뛰는 현장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신 위원장은 특히 창업·혁신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에 시중은행들이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그는 "그동안 은행들의 주된 성장 기반이었던 부동산 금융과 개인 신용대출은 한계에 다다랐다. 자영업자 등에 대한 소매 금융과 제조업 위주의 중소기업 대출은 은행이 차별화되기 어려운 경쟁을 하는 레드오션 시장으로 변했다"며 "새로운 수익원창출과 한국경제 역동성 회복을 위해 은행권이 창업·혁신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에 적극 나설 때"라고 언급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시중은행 임원들에게 신 위원장은 "은행권의 적극적인 실물경제 지원을 가로막는 구체적인 요인이 무엇인지, 금융권이 역동성을 회복하기 위해 어떤 성과보상시스템이 구축돼야 하는지, 금융권 보신주의의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감독·검사 시스템에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현장에서 느끼는 점을 가감 없이 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현장에서 제안하는 소중한 의견들을 앞으로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해 나가는 한편, 금융권의 새로운 변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날 간담회에는 9개 시중은행 여신담당 및 리스크관리담당 임원들과 구로디지털단지·강남 등 기업이 많이 입주한 지역의 지점장들이 참석했다.

한편, 금융권 일각에서는 신 위원장이 "LTV·DTI 완화에 대한 체감 효과가 미미하다"고 지적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 4일 금융감독원이 시중은행 여신 담당자들을 불러 LTV·DTI 완화를 현장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에 이 날 간담회에서도 비슷한 말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그러나 신 위원장은 이에 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