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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의 부진이 나날이 심화되면서, 국면 전환 여부에 대한 시장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3일 장중 삼성전자는 118만20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고쳐 썼다. 전일(2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 120만원 이하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그나마 삼성전자의 투자매력으로 남아있던 가격 지지력에 대한 기대감도 무너졌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2012년 9월 이후 지난 1일까지, 언제나 120만원 이상의 주가를 나타내왔다.
8월 들어서는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대에 불과할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도 대두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10조1636억원이었다.
△현대증권(5조9180억원) △신한투자증권(5조9720억원) △KDB대우증권(5조9730억원) △우리투자증권(5조9970억원) 등이 5조원 후반의 영업이익을 예상했다.
수급도 불안정하다. 지난 7월31일 이후 전일까지, 기관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연속 순매도 행보를 나타냈다. 이 기간 기관은 1조2000억원이 넘는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 애플 반전 요인, 삼성전자 적용 어렵다
상황을 반전시킬 계기도 지난하다. 자사주 매입 및 혁신적 신제품 출시 등이 국면 전환 요인으로 꼽히는데, 이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2012년 하반기 애플은 6개월 넘게 주가 부진을 이어가는 등 현재 삼성전자와 유사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애플은 이익 정점 통과 논란과 함께 급락했던 주가를 대규모 자사주 매입 및 신제품 출시를 통해 반등시켰다.
지난해 4월 5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데 이어 동년 9월 아이폰 5s를 출시, 올해 4월 3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했다. -
자사주 매입을 통해 이익 분배 대상자를 줄이고, 신제품 출시를 통해 이익을 늘리는 이러한 애플의 전략은 현재까지 유효하게 작동하며 주가 강세를 이끌고 있다.
2일(현지시각) 애플은 전거래일 대비 0.78% 상승한 103.3달러로 거래를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약 30% 상승한 수치며, 최근 10거래일 간 이틀을 제외하고 모두 신고가를 경신하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경우 위 요인으로 인한 국면 전환이 어렵다는 증권가 진단이다.
류주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출시 예정인 갤럭시노트4를 혁신적 제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비슷한 시기 아이폰6가 출시될 예정이라는 점도 부담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자사주 매입도 당장은 기대하기 힘들다. 지난 7월31일 삼성전자는 중간배당금을 500원으로 동결하며 "배당증대, 자사주 매입에 대해 시간을 두고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실제 삼성전자 주가 약세는 중간배당금 동결로 인한 실망매물이 쏟아진 탓이 크다.
7월 중순경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 우려에 불구하고 배당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오히려 상승하는 모습을 나타냈는데, 동월 31일 이후 가파른 하락세가 시작됐다.
7월30일 종가 대비, 전일까지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률은 14.4%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