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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이 3년만에 새롭게 단장한 SM7 노바(Nova)는 모기업 르노가 소형차 전략에서 고급세단 시장으로 내 딛는 상징적 의미가 있는 모델이다.
유러피안 스타일에 딱 떨어진 듯 한 SM7 노바는 그래서 보수적인 르노삼성의 기업분위기로 볼 때 예상외의 디자인과 성능이다. '단단한 세팅' '다이내믹한 패밀리 룩' 같은 첫 평가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다.
박동훈 르노삼성 부사장이 "댄디(멋쟁이 신사)한 중년 남성의 매력을 '철철'히 표현하고 있다"는 자신감은 SM7 노바에 대한 흥미를 더욱 돋운다.
◇중년층 겨냥 '댄디'해진 외관=르노삼성의 디자인은 많이 발전했지만 그다지 눈에 띄지는 않았다. 기본적으로 무난하고 거부감이 들지 않아야 한다는 일관성을 고수했다. 그런데 르노삼성이 QM3를 기회로 얼굴과 성능 성형에 들어간 전 라인업은 시장의 반향을 일으켰다.
플래그십 SM7 노바도 기존 고정관념을 넘어선 모델이다. 디자인은 장기적으로 어떤 평가가 내려질지는 두고봐 야 할 일이지만 첫 대면은 날렵하고 수려해졌다. 양쪽 헤드램프를 잇는 전면 그릴과 정중앙에 위치한 태풍의 눈 로고는 섹시하면서 볼륨감이 넘친다. 중대형차랑 특유의 상남자 스타일이 부각됐다.
실내 디자인도 날렵한 선과 곡선의 대칭 속에 기능적으로도 편리해 외관에 못지않은 세련미를 풍긴다. 운전석 공간은 웰빙 효과를 높였다. 계기반에다 각종 차량 운행정보가 나타나는 액정표시장치(LCD)가 들어가 있어 고급 수입차 부럽지 않다. 다만 각종 스위치의 작동감은 기존 모델과 큰 변화는 없다.
뒷공간에 대한 배려도 눈에띈다. 뒷좌석 헤드룸(머리 공간)이 현대차 그랜저보다 넉넉하고, 머리 위치를 잘 잡아주는 에이비에이션(항공기식) 헤드레스트는 편안하다. -
◇개선된 핸들링은 인상적=시승한 모델은 'SM7 노바 2.5 RE' 모델. 세계 10대 엔진인 닛산의 ‘VQ25 V6엔진’을 적용, 6기통에 최대출력 190마력, 4400rpm에서 24.8kg.m 토크를 구현했다. 타사 동급 경쟁 모델에 비해 높은 편이다.
최고속도는 시속 200km에 근접해 확실히 높아진 마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이상에서는 가속력이 크게 둔해진다.
시승구간인 부산 지역의 차량흐름에 따라 일반적으로 운전했을 때 시내와 국도 주행 연료소비효율(연비)은 리터당 8.2km대로 나왔다. 정속 주행이나 고속도로위에서는 12km 이상도 가능해보였다. 엔진의 효율이 높아지기도 했겠지만 6단 자동변속기도 조화를 이룬 덕분으로 보인다. 제원표상 공식 복합연비는 10.2km/ℓ.D모드에서 변속스피드는 평범한 수준이었는데 상위 단수로 빨리 변속돼서 추월이나 끼어들기 등 가속이 필요할 때 다운시프트 되고 가속되는 데 까지는 다소 답답했다. 변속기 옆의 스포츠 버튼을 누르면 변속 패턴이 달라지며 가속 페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은 위안이다.
2.5L급으로서의 동력성능 완성도가 높아졌고 해외 경쟁 브랜드 차종과도 충분히 대적이 가능한 '내공'을 쌓았지만 전체적으로는 '파워'에 대한 갈증이 조금은 느껴진다. 핸들링은 스포티한 엔진 성능에 걸맞게 개선됐다.
운전대 움직임에 따른 차의 반응성을 높이려면 보통 서스펜션을 단단하게 세팅해야 하는데 SM7 노바는 승차감을 해치지 않으면서 손맛을 느끼게 해준다. 시속 140km 이상 고속영역에서도 단단한 서스펜션은 불안감을 떨쳐준다. 생각보다 차체의 기울어짐이 심하지 않다. -
◇판매 자신한 시장 경쟁력은=승차감은 대체로 편안했는데 운전자를 감싸는 가죽시트가 한몫을 했다. 시트는 생각보다 승차감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차체의 밀폐감도 좋아서 시속 200km에서도 풍절음은 어느정도 자제돼 있다.
무엇보다 댄디한 차를 추구한 SM7 노바는 업계 최초로 와이파이(Wi-Fi) 통신을 활용한 스마트 미러링 시스템을 장착하는 등 첨단사양을 차별화한 게 특징이다. 자동차의 인포테인먼트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신기술이다. 블루투스 방식이 아닌 스마트폰과 차량의 모니터를 와이파이로 연결해 내비게이션과 음악 동영상 등을 양방향 조작으로 즐길 수 있다.
부분변경 모델이지만 뉴SM7 노바는 구형보다 한층 좋아졌다. 다이내믹한 성능이 예상되는 실내외 디자인 만큼이나 주행성은 인상적이다. 참고로 '노바(Nova)'는 '신성(新星)'이라는 의미의 라틴어로 '새롭게 떠오르는 유러피안 프리미엄 세단'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2.5L급 모델에 너무 많은 것을 바랄 수는 없지만 "하늘에서 뚝 떨어진 별"같은 차이고 싶은 SM7 노바가 40~50대 '댄디보이'들의 마음을 얼만큼 훔칠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SM7 노바는 VQ25 3,040만~3,490만원, 3.5리터급 VQ35의 경우 3,520만~3,870만원으로 책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