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경남-부산-울산-경북-강원...수백만마리 폐사황토살포-사전방류-임시대피 등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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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공=해수부

     

    400km가 넘는 거대한 적조 띠가 남해와 동해를 휩쓸고 있다.

     

    해양관층위성인 천리안에서도 관측될 정도로 엄청난 규모다.

     

    추석연휴 직전인 지난달 26일 발생한 적조는 불과 20여일새 남해안을 초토화시켰다.

     

    전남 고흥부터 여수·통영을 거쳐 부산까지 띠를 이루며 연안과 먼바다 곳곳을 뒤덮었다.

     

    이어 지난 9일부터 해류를 타고 동해안으로 북상을 시작한 적조의 검붉은 띠는 영일만과 영덕을 거쳐 어느새 울진과 삼척, 동해 앞바다까지 퍼졌다.

     

    남북길이만도 400km가 넘어 부산에서 속초까지 이을 수 있는 거대한 규모다.

     

    특히 해안에서 50km 이상 떨어진 먼 바다에서도 또다른 적조띠가 형성된 채 조류와 해류를 타고 연안쪽으로 움직이고 있어 양식장들이 초긴장 상태다.

     

    남해와 동해안 거의 전역에 경보와 주의보 등 적조특보가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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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만마리 떼죽음...벌써 40억 피해

     

    통영에서부터 울진까지 가두리 양식장들은 이미 300만 마리의 집단 떼죽음을 속절없이 지켜봐야 했다.

     

    벌써 피해액만도 40억원이 넘었다.

     

    물고기들이 떼죽음 당하는 꼴을 못보겠다며 곳곳의 어가들이 양식장을 열어 백여만마리를 바다로 내보낸 것을 감안한다면 피해규모는 더욱 커진다.

     

    우리나라 남해안 양식장에는 어류 3억마리와 전복 9억마리가 있고 동해안에도 넙치와 강도다리 등 1000만 마리와 400만 마리의 전복이 양식되고 있다.

     

    해마다 7월~9월이면 발생하는 적조는 지긋지긋한 바다의 재앙이다.

     

    지난해에도 전국적인 적조 발생으로 넙치와 참돔 등 양식어류 2800마리가 집단 폐사해 247억원의 피해가 났다.

     

    지난 95년에는 무려 765억원의 사상 최대규모의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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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장마와 늦더위가 주범

     

    올해 발생한 적조는 가을 장마와 늦더위가 주범으로 꼽힌다.

     

    일조량이 늘고 수온도 함께 올라가면서 적조 서식환경이 최적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적조는 코클로디니움 종으로 어패류가 폐사할 만큼 독성이 강한데다 적조 밀도마저 높아 수산당국이 방제에 애를 먹고 있다.

     

    이들 해역의 유해성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 밀도는 ㎖당 800~4500개체로 조사됐다.

     

    적조 특보는 ㎖당 10개체 이상 적조관심단계, 100개체 이상 적조주의보, 1000개체 이상 적조경보를 발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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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토살포-사전방류-임시대피 등 방제 '안간힘'

     

    해수부는 지난달 31일부터 해경, 지자체, 어업인 등과 함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마다 수천톤의 황토를 준비하고 지난 추석연휴까지 모두 반납한 채 연일 합동방제 작업을 벌이고 있다.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적극적인 사전방류도 유도하고 있다.

     

    이미 100만 마리가 사전방류됐고 현재 75개 어가에서 방류를 신청 중이다.

     

    바닷가에 이동식 임시대피지 7곳을 만들어 양식어류를 이동시키고도 있다.

     

    피해어업인에게는 보험처리 및 농어업재해대책법에 따라 자금도 즉시 지원하기로 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바닷물 수온이 18도 이하로 떨어지는 이달말까지 적조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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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체에는 무해...

     

    해수부는 2차 피해도 대비하고 있다.

     

    자칫 수산물 섭취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생겨 소비를 꺼리는 일을 막겠다는 의도다.

     

    현재 적조를 일으키고 있는 코클로디니움종은 인체에 유해한 독성 물질이 전혀 없어 적조발생해역의 양식어류 등을 섭취해도 식품안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적조가 어류를 폐사시키는 원인은 독성이 아니라 적조생물이 갖는 다량의 점액물질에 의해 아가미의 호흡기능이 저하되어 산소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질식하는 것이며 적조로 죽은 물고기는 전량 매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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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공=해수부


    ◇ 해상쓰레기 연간 9만톤...원인 중 하나

     

    한편 적조의 또다른 원인 가운데 하나인 우리나라의 해양쓰레기 문제가 매우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해양환경관리공단의 연구 결과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9만1195톤의 인공물 쓰레기가 해양으로 유입되고 있다.

     

    육지에서 발생하는 쓰레기가 3만2825톤, 해상발생 쓰레기가 5만8370톤이다.

     

    여기에 주로 초목류인 재해쓰레기도 8만5612톤에 달했다.